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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유로존 … 세 갈래 구제책 만든다

중앙일보 2011.09.26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독일·프랑스 주도로 논의 급물살
11월 G20 정상회담서 마무리 목표
한국 국가부도 위험 프랑스 추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오른쪽)가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유럽의 결단을 강하게 촉구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왼쪽)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이고 있다. 가운데는 IMF 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인 탈만 산무가라트남 싱가포르 재무장관이다. [워싱턴 UPI=연합뉴스]





제2의 금융위기 우려가 현실화하자 이를 수습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번에도 전면에 나선 건 주요 20개국(G20)이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G20이 2조 유로 규모의 위기 수습대책을 세 갈래로 추진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대책은 지난주 워싱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동에서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골격이 마련됐으며 오는 11월 4일 프랑스 칸 G20 정상회담에서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등 유로존 회원국 구제에 회의적이었던 독일이 입장을 바꾸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G20은 먼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의 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본 확충의 주 대상은 프랑스 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 위기가 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프랑스로 번지지 않도록 ‘방화벽’을 쌓자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지난 7월 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은행 자본 확충에 25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으나 이번 은행 지원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안심할 수 있을 만큼 한번에 충분히 자본을 확충시키겠다는 뜻이다.



 대신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에 대해선 3000억 유로가 넘는 채무 가운데 일부를 디폴트(채무불이행)시키도록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분 디폴트를 통해 그리스의 채무 상환 부담을 덜어 주면서 유로존에는 잔류시키는 ‘질서 있는 디폴트’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가용자금이 4400억 유로로 떨어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2조 유로 규모로 대폭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탈리아·스페인이 디폴트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조치다. 다만 EFSF 확충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를 두고 회원국 간 의견이 엇갈려 진통을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187개 회원국도 위기 극복 노력에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IMF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폐막한 연차총회 공동성명을 통해 “세계 경제가 ‘위험한 국면(a dangerous phase)’에 진입했다”며 “이는 특별한 주의와 조율, 대담한 행동을 위한 준비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특히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유럽 회원국들의 결정은 고무적”이라면서 “IMF가 이런 노력을 강력하게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IMF는 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한편 한국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3일 뉴욕시장에서 202bp(1bp=0.01%)로 프랑스의 197bp보다 5bp 높았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디폴트 가능성이 커져 채권을 발행할 때 보험료가 더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은 510bp, 그리스는 5849.125bp까지 뛰었다. 프랑스는 글로벌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가 파산했을 때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위기 국가’로 분류됐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이달 14일 프랑스의 2·3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과 크레디아그리콜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신용디폴트스와프(CDS)=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대비해 채권자가 금융사와 맺어두는 일종의 보험 거래. 채권자는 보험료(프리미엄)를 금융사에 내고 채무불이행이 되면 원리금(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에 금융사는 채무불이행이 일어나지 않으면 보험료를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 채무자인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이 클수록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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