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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체제 된 서울교육청 … 곽노현식 교육 바뀌나

중앙일보 2011.09.22 03: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설동근 차관 “교육 바로잡아야”
정부, 적극적 정책 개입 시사



설동근 차관



곽노현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의 구속기소로 임승빈 부교육감 권한대행체제가 들어선 서울 교육이 어디로 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좌편향 논란 속에 추진돼 온 학생인권조례 등 ‘곽노현의 교육 정책’은 어떤 식으로든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권한대행 체제 첫날부터 서울 교육정책 수정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선출직인 교육감 체제에선 서울 교육을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밖에 없었지만 교과부가 인사권을 쥔 부교육감 대행체제로 바뀌면서 교과부가 정책에 개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설동근 교과부 차관은 21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권한대행이 시작된 만큼 서울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며 “정치적 이념과 철학에 이끌려 망가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설 차관은 “다음 주 임 권한대행을 불러 곽 교육감이 한 것을 승계해선 안 되고 교육이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선 “문제 있는 일부 학생들의 인권만 생각하면 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은 누가 지키느냐”며 “바이러스처럼 전국으로 확산된 무너진 교육현장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권한대행은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곽 교육감 기소 직후 “서울 교육이 흔들림 없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현장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임 권한대행이 곽 교육감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네 차례의 곽 교육감 ‘옥중보고’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시교육청의 한 간부는 “과거에 임 부교육감이 교과부와 같은 논리로 반대를 하면 진보 쪽 사람들이 곽 교육감에게 직접 결재를 맡는 일도 있었다”며 “임 권한대행은 교과부 논리를 충분히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곽 교육감이 구축한 교육 노선을 바꾸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실국장회의에서 곽 교육감 측근들을 배제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정책 수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교육감 교체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교과부는 1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교과부에서 파견된 부교육감이 중앙정부와 뜻을 달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진보성향 서울시 교육위원 9명은 이날 임 권한대행 접견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서울 교육 혁신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어야 한다”며 곽 교육감의 정책을 지지했다. 곽 교육감의 한 측근은 “교육청 외부 자문위원회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돼 왔고 2, 3월 내 1심 판결이 나면 업무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1심에서 무죄를 받거나 유죄라도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 사퇴하거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대행 체제는 계속된다.



윤석만·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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