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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한·일·대만 업체 10여 곳 … LCD 국제 담합 조사 중”

중앙일보 2011.09.22 03:00 경제 1면 지면보기


올 초 취임 이후 물가안정과 동반성장 이슈를 최전선에서 이끌어온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번엔 국제 카르텔에 칼을 빼 들었다. [김형수 기자]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가 액정표시장치(LCD)과 브라운관 유리 제조업체의 국제 카르텔(담합)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일본의 10여 개 LCD 제조업체가 가격과 물량 조절을 담합한 정황을 잡고 조사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심의를 끝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는 한국·일본의 5개 업체도 비슷한 혐의로 심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위원장 취임 이후 물가 잡기 등에 치중하느라 글로벌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가 느슨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며 “국제 카르텔 등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LCD 업계의 국제 담합 문제는 이번에 처음 불거진 게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02~2006년 일본·대만 LCD 업체 등과 LCD 패널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2008년 미국 법무부로부터 4억 달러(약 4600억원),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2억1500만 유로(3800여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해엔 미국 뉴욕주 검찰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20여 개 LCD 업체를 가격 담합 행위로 제소한 데 이어 통신사 AT&T,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등도 줄소송에 나섰다. 이미 국제 담합의 증거가 다른 나라에서 입증된 이상 이들 업체가 한국에서도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동수 위원장은 “이외에도 일부 다국적 제약사가 복제약을 출시하려는 국내 제약사에 다른 약품의 독점 판매권을 주면서 복제약 출시를 말린 경우도 있다”며 “구글·애플 등 논란이 되고 있는 글로벌 기업도 철저히 지켜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와 관련해 벌인 실태조사에서 대략의 윤곽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20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광고나 시스템통합(SI) 관련 계열사에 몰아준 일감의 90% 이상(매출액 기준)이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넘어갔다”며 “관행적으로 다른 기업에 거래 기회를 주지 않고 계열사에 일을 몰아줬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 그룹에 소속돼 있지 않은 일반 기업들은 사업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는 뜻”이라며 “이번 기회에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담합을 자진 신고하는 기업에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증거를 잡아내기가 어려운 담합을 효율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만든 제도지만 “담합을 해놓고 신고를 통해 빠져나가는 상습적인 감면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감면 고시를 개정했다. 원래는 담합을 신고하며 과거에 가담했던 또 다른 담합까지 신고하면 그 해 내야 할 과징금을 20% 깎아줬지만 이제는 20% 내에서 위원회가 감경률을 조정할 수 있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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