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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관광객 유치, 소프트웨어 정비할 때다

중앙일보 2011.09.15 00:16 종합 34면 지면보기
‘관광 외교’의 쾌거다. 제주도가 중국 관광단 1만1000명을 유치했다. 한국관광공사·주중 한국대사관 등 관련 기관이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라 더욱 빛난다. 관광단의 직접적인 지출 규모만 약 400억원, 파급 효과까지 합치면 약 900억원에 이른다니 중국 관광객의 ‘달러 박스’가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흥분할 일은 아니다. 중국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된 사실이었다. 본지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중국 관광객 ‘쓰나미’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해 8월 ‘중국 관광객, 더 와도 걱정’(8월 27일자 1, 4, 5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숙박 시설을 지적하기도 했다.



 기사 보도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등이 발벗고 나서면서 인프라 여건은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에서만 특급 호텔 3~4개가 들어섰고, 쇼핑센터·관광지 등의 여건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하다. 중국 관광객은 우리의 설비 확장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관광객수는 187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40%가 늘었다. 올해도 약 15%의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프라도 인프라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정비에 나서야 할 때다. 우선 우수 관광 가이드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현재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어 가이드는 약 750명에 이른다. 이 중 80%가 자격증도 없는 엉터리 가이드다. 이들은 걸핏하면 관광객을 쇼핑센터로 내몰고, 어설픈 설명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심는다. 그러는 사이 우수 유자격 가이드는 설 땅을 잃고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당국은 그들이 왜 업계를 떠나야 하는지 그 이유를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유치 전략을 단체 관광에서 ‘타깃(목적) 관광’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건강검진을 겸한 의료 관광, 상류층을 겨냥한 카지노 관광, 심지어 주부들을 위한 ‘한국 주방 돌아보기’도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중국 직판업체인 바오젠(寶健)의 인센티브(포상) 프로그램을 겨냥한 이번 관광단처럼 ‘인센티브 시장’도 역점 공략 대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다시 오고 싶은 한국’을 만드는 것이다. 친절, 거리 질서, 청결 등 ‘한국에 가면 배울 게 있다’는 생각을 갖고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국격(國格)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중국인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시각은 모처럼 찾아온 ‘달러 박스’를 우리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다.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는 지금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유치는 우리가 그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음을 보여 줬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우리의 준비가 없다면 이번 일은 일과성 사건에 그칠 뿐이다. ‘더 와도 걱정’이라는 문제가 다시 제기되지 않도록 당국과 업계는 여건 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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