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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간접체벌 허용이 교육 살리는 길

중앙일보 2011.09.15 00:15 종합 34면 지면보기
학생 지도 과정에서 간접체벌을 한 교사에게 내려졌던 교육청 징계가 취소되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는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6월 수업 중 영상 통화를 한 학생에게 5초간 엎드려뻗쳐를 시킨 전모 교사에게 내린 징계를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전 교사의 간접체벌을 ‘학생 인권침해’로 봤지만 소청위는 ‘징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도구나 신체를 이용해 때리거나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적절한 수준의 간접체벌은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한 것이란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다.



 지난해 진보 성향 교육감들에 의해 체벌 전면 금지 문제가 불거진 이후 학교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정부와 교육청의 방침이 달라서다. 교과부는 지난 3월 발효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통해 매로 때리는 직접체벌은 금지하되 엎드려뻗쳐 같은 간접체벌은 학칙에 정할 경우 허용했다. 반면에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간접체벌까지 전면 금지했고, 서울시교육청도 간접체벌을 포함한 모든 체벌을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런 정책 혼선 상황에서 소청위의 이번 결정은 ‘간접체벌 허용’ 쪽으로 분명히 가닥을 잡은 것이다.



 소청위의 이런 결정은 엎드려뻗쳐 같은 간접체벌까지 징계할 경우 교실 붕괴가 심화될 것을 우려한 결과다. 한국교총 조사에 따르면 교사 10명 중 9명이 체벌 금지 이후 교권이 추락했다고 응답하는 실정이다. 이러니 교사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학생 지도에 손을 놓는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경기 지역 교사 10명 중 8명이 문제학생 지도를 회피·무시하는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다.



 교실이 무너지는 이런 상황에서 간접체벌까지 금지하는 건 교육을 포기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훈육과 학교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간접체벌은 상당 기간 유지될 필요가 있다. 차제에 경기도·서울시 교육청은 체벌 전면 금지를 명시한 학생인권조례를 손보거나 철회해야 마땅하다. 상위법에서 허용하는 간접체벌을 조례로 금지하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교육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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