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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미국은 세금 체납자 감시 국민이 한다

중앙일보 2011.09.15 00:13 경제 8면 지면보기






김문수
국세청 차장




최근 사회 각계에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정한 사회란 게임의 룰이 존중되는 사회다. 세정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공정사회를 구현하는 데 있어 정부 세입(稅入) 확보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어느 때보다 주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장사가 잘 안 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납세해 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 재산을 숨겨놓고 의도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일부 고액 체납자도 있다. 최근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들도 고액 체납을 조세 불공정의 주요 원인(9.8%)으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자금 사정이 어려워 일시적으로 세금을 못 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거액의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교묘히 이전해 놓고 값비싼 외제차를 타고 골프도 치면서 고액의 세금을 체납하는 것은 성실 납세자를 힘 빠지게 하는 등 공정의 틀을 벗어나 사회적으로 큰 해악이 될 수 있다. 이는 국가재정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선량한 대다수 납세자의 납세의식을 떨어뜨린다. 이는 곧 큰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쓰레기가 이미 쌓여 있는 길모퉁이에는 별 거리낌 없이 쓰레기를 던지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치와 같다.



 재산을 숨겨놓고 고의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는 사전에 소득을 은닉한 탈세범과 다름이 없다. 국세청은 공정세정 차원에서 이러한 지능적 체납자를 찾아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최근 6개 지방국세청에 ‘체납정리 특별전담반’을 설치하여 고액 체납자와 가족 등의 재산 거래와 소득·지출 변동 내역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은닉재산 추적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 고액 체납 회피자에 대한 과학적이고 치밀한 감시체계를 마련했다.



 아울러 현장 중심으로 밀도 있게 생활 실태를 파악하는 등 체납자에 대한 개별적 재산 조사와 사업 현황 조사를 적극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둬 지난 2월 체납정리특별반이 발족한 이후 6월 말까지 고액 체납자로부터 6944억원을 현금으로 징수하거나 채권으로 확보한 바 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체납 처분을 회피하기 위해 숨겨둔 재산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여 조세채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엄격한 출입국 관리, 해외재산도피 감시는 물론 형사고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신고해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 데 기여한 신고자는 징수 금액에 따라 2∼5%의 지급률을 적용, 최대 1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진정한 공정사회는 공공부문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국세청에서 재산을 은닉하려는 체납자를 일일이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소득이 많으면서 체납액이 200만 달러 이상인 고액 체납자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리해 소득 은닉·탈세 정보를 시민들로부터 적극 수집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은닉재산 신고에 대하여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시민 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고의적인 고액 체납을 근절하는 것은 시민과 국세청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세청은 ‘공평과세’를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 발로 뛰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온 국민이 국세청과 함께 세금지킴이로 나선다면 체납과 탈세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되고, 튼튼한 국가재정도 꾸려갈 수 있을 것이다.



김문수 국세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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