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 휘발유값 또 사상최고치 왜 ???

중앙일보 2011.09.15 00:05 경제 2면 지면보기








14일 서울지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값이 14일 L당 2043.57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름값 인하 조치가 끝난 7월 7일(1991.33원)과 비교해도 두 달 만에 50원 이상 뛰었다.



 추석을 전후로 대목을 노린 주유소들이 ‘배짱 인상’을 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서울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휘발유 값 역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올 초부터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며 국내 정유업계를 압박했지만 별 소득도 없이 당국과 업체 간 감정의 골만 깊이 파인 셈이다. 최근 들어 거침없이 오르는 기름값의 3대 의문점을 들여다봤다.



 ① 왜 이렇게 오르나=국내 수입 원유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의 가격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이후 최근까지 6~7달러 이상 뛰었다. 13일 기준으로 두바이유는 배럴당 106.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두바이유는 아시아 쪽 신흥국 수요가 늘어난 덕에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두바이유보다 황함유량이 적은 고품질유지만 배럴당 90.1달러로, 두바이유에 비해 16달러가량 싸다.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로 WTI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국제 기름값이 최고가를 기록했던 2008년 7월(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31달러)과 비교해 현재 국내 휘발유 값이 과도하게 비싼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그러나 2008년 당시엔 정부가 수입 관세율과 유류세를 잠깐 내려 L당 100원 정도의 인하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② 수입처 다변화 안 되나=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부는 원유 수입처 다변화에 신경 쓰고 있지만 쉽지 않다. WTI의 경우 미국 정부가 법으로 수출을 막고 있다. 영국 북해지역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는 대부분 물량이 유럽으로 흡수된다. 두 지역 모두 거리가 멀어 수송비 부담도 크다. 국내 정유사의 정제 시설이 두바이유처럼 황이 많이 포함된 중질유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것도 어려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③ 서울지역 유독 비싼 이유=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전국 휘발유가와 비교하면 L당 100원 이상 비싸다. 게다가 기름값 인하 조치가 끝난 후 서울지역 기름값은 전국 평균에 비해 두 배가량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땅값이 비싼 서울은 전국의 다른 지역보다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직영) 주유소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고객과 경쟁 주유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자영 주유소와 달리 직영 주유소는 정유사가 기름값 인상분을 바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의 주유소(658개) 중 직영 주유소는 214개(32%)로, 전국의 직영 주유소 평균 비율(10%)에 비해 높다. 서울의 경우 비싼 땅값으로 폐업하는 주유소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대표 주유소로 꼽히던 삼풍주유소가 폐업하는 등 지난 7월에만 서울지역 주유소 13곳이 문을 닫았다.



한은화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