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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이어 한명숙까지 … 박원순 위한 불출마 이벤트?

중앙일보 2011.09.14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야권 서울시장 후보 사실상 단일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가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와 악수한 뒤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명숙 전 총리



13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지 한 시간 뒤인 오전 11시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박원순 변호사와 만났다. 손 대표는 회동에서 박 변호사에게 입당을 권유했다. 박 변호사는 “야권과 시민사회 통합후보로 나설 것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 길로 갈 것”이라면서도 “민주당도 더 큰 틀의 통합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그런 과정에서 저도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회동이 비공개로 바뀐 뒤에도 두 사람은 민주당 입당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민주당은 민주진보 진영의 종가(宗家)다. 민주당의 당심을 얻지 않고는 선거에 이기기 어렵다”면서 박 변호사를 설득했다고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박 변호사도 “민주당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전혀 없다”며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박 변호사가 민주당에 입당해 ‘기호 2번’을 달고 나가는 게 선거에 유리한지, 아니면 기호 2번은 포기하더라도 ‘야권 통합후보’란 타이틀로 무당파(無黨派)를 흡수하는 게 유리한지를 고심할 정도로 야권의 서울시장 보선 후보 선출 문제는 진도가 나가고 있다. 한 전 총리가 고심 끝에 불출마를 결심했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현재 두 개의 재판(한신공영 측에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 대한통운 곽영욱 전 사장에게 5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사건)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대한 1심 결심 공판이 19일 열리고, 10월 초엔 선고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한 전 총리로선 출마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으나 당내 친노무현계의 출마 권유를 받고 마음이 흔들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손 대표 측이 후보 문제에 아무런 언질을 주지 않자 출마 의사를 접었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 측근은 “손 대표는 한 전 총리에게 서울시장 출마 의사조차 타진해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주변 원로그룹도 한 전 총리가 불출마하는 게 낫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한 전 총리가 불출마하고, 원혜영·박영선 의원 등은 ‘안철수 바람’ 이후 불출마로 사실상 마음을 굳혀 25일 민주당 내 경선은 천정배 최고위원과 추미애 의원·신계륜 전 의원 등만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박 변호사가 25일 이전까지 입당해 민주당 경선에 나설 가능성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박 변호사 측근은 “일단은 시민후보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는 게 야권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며 “민주당 입당 문제는 서울시장 본선 전까지만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신홍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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