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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캄보디아 봉사 … 고교생들 특별한 방학

중앙일보 2011.09.14 01:06 종합 22면 지면보기



광주 보문고 해외활동 성과



광주 보문고 학생들이 장복일(왼쪽에서 둘째) 교장과 함께 여름방학 기간 해외 봉사·교류 활동 때 촬영한 사진들을 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예전에는 안 하던 설거지에 방 청소까지 하는 걸 보고 엄마가 무척 대견해 하시더라구요.”



 여름방학 기간인 7월 18~24일 몽골에서 봉사활동을 한 광주 보문고 1년 이형주(17)군의 말이다. 그를 포함해 52명의 학생이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Ger)를 새로 지어 주거나 수리해 줬다.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30㎞ 떨어진 날라흐에서다. 게르는 펠트(양모를 압축해서,털에 붙어 있는 가는 털들의 꼬임으로 고정시킨 천)와 나무·가죽끈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이동식 천막으로, 하루 만에 지을 수 있다. 학생들은 8개 모듬으로 나눠 바닥을 콘크리트로 바른 뒤 나무와 천막 등을 조립했다. 울란바토르 중·고등학생 20명도 이들과 함께했다. 이군은 “펠트를 갈아 낄 때 냄새가 많이 났으나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해 힘들진 않았다”며 “이번 봉사를 통해 방을 더럽히는 습관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NGO가 홀로 사는 노인과 결손가정의 집을 미리 골랐다. 80만원을 들여 게르 2채를 지었다. 4채는 수리를 하고, 2가구엔 생활용품을 사줬다. 김수영양은 “몽골에서 사귄 친구가 헤어질 때 영어로 된 책을 선물해 줬다”며 “지금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보문고등학교가 해외 봉사·교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진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국제적 안목을 갖추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여름방학 기간엔 학생들이 몽골·캄보디아·홍콩·미국 등을 찾아 그 나라 특성에 맞는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보문고는 올해 3월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선발이 자유로운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했다.














 김민정(17)양은 앙코르와트 유적이 있는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봉사활동을 했다. 같이 간 20명의 학생들과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빨래를 했다. 또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 의 캄보디아 분원에 가 빵을 직접 만들고 밥 배식과 설거지 등을 했다. 많을 땐 700여 명이 와 식사했으며, 비닐봉투에 밥을 싸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김양은 “빈민촌에서 5∼6세 아이들 30여명에게 한글을 가르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붕어빵을 만들어 주고 샌드위치·과자도 나눠줬다”고 말했다. 벌레와 무더운 날씨 탓에 힘든 점도 많았다. 안정인(17)양은 “물이 바뀐 탓에 대부분 배앓이를 했다”며 “소통은 바디 랭귀지로 했으며, 아이들이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선 25명의 학생들이 사회적 기업을 통해 지체장애인들과 홍콩의 소수민족, 수상 어촌마을로 유명한 타이 오(Tai O) 주민들을 만났다.



 미국으로 간 학생들의 일정은 어학연수와 예일·하버드·프린스턴·MIT·콜럼비아 대학 탐방 위주로 짜여졌다.



 보문고는 국제청소년교류연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내년 8월 미국·호주·뉴질랜드·인도 등에서 학생 300명을 초청하기로 했다. 장복일 교장은 “최근 완공한 기숙사에서 이들 외국 학생과 보문고생 등이 5박6일간 교류하는 ‘we camp’ 행사를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유지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게르(Ger)=몽골의 전통가옥으로 ‘파오’라고도 불린다. 이동을 자주하는 유목생활에서 비롯됐다. 적은 수로도 신속하게 조립하고 해체할 수 있다. 나무 막대기와 펠트로 이뤄져 이동할 때도 간편하다. 원통형 벽과 둥근 지붕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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