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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통합 가속화 … 대만 서비스업 주목”

중앙일보 2011.09.14 00:19 경제 10면 지면보기



와이 호 렁 바클레이즈 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도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요철 위를 달리듯 출렁이고 있다. 이들 국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은 작은 충격에도 반등과 반락을 되풀이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은 어디로 갈 것인가. 최근 한국을 찾은 와이 호 렁(사진)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만났다. 영국계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 캐피털은 지난해 총수입이 136억 파운드(약 23조원), 전 세계 직원이 2만4800명인 대형 금융회사다.



와이 호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유럽 전체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20~2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경기 부양책의 골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회의가 끝나면 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화가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는 달러·유로화 등을 대체할 마땅한 안전자산이 없다. 지금 각국 중앙은행이 현재 보유한 유로화를 다른 자산으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세계 경제의 ‘두통거리’는 유럽이라는 말이 많은데.



 “분명히 해둬야 할 게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유럽 전체 국가가 아니다. 유럽의 일부 국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연 5.5% 이하로만 유지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주요 채권국인 독일 국민은 유럽연합(EU)을 위해 지갑을 열기 전에 먼저 문제 국가가 씀씀이를 줄이기(긴축재정)를 바라고 있다. 지금 이탈리아·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많은 나라가 (긴축재정을 위한 움직임에) 책임감 있게 나서고 있는 건 긍정적이다. 유럽 전역이 지출을 줄이면 독일 국민도 유로화를 구하기 위해 지갑을 열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저성장이 예상되지만 급작스러운 금융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더블 딥(double-dip·짧은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은 아직도 저성장을 헤쳐나갈 수 있는 정책 도구가 남아 있다. 하지만 긴축을 해야 하는 유럽은 경기 부양을 위해 쓸 수 있는 도구가 제한적이다. 미국은 FOMC 회의 때 구체적인 정책 수단을 발표할 것이다. 단순히 돈만 푸는 3차 양적완화(QE3)가 아니라 시장에 돈이 돌게 하는 다양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연준이 당초 20일 하루였던 FOMC 회의를 20~21일 이틀로 늘려 경기 부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만큼 이때 중요한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



 -신흥국 시장은 어떤가. 신흥국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나라가 있다면.



 “중국은 이미 유럽·미국의 성장세 둔화를 반영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진작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다. 신흥국 중 대만에서 평생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긍정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 급속도로 경제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주 30편에 불과하던 대만~중국 항공기편이 이제는 550여 편을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현재 대만 산업은 제조업 중심이고 그 제조업도 전자 분야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는 교통·운송·소매·유통·관광 등 서비스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김창규 기자





◆와이 호 렁=싱가포르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호주 멜버른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뒤 1996년부터 싱가포르 후지은행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에서 경제정책 자문단을 총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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