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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2000명 중 한국인 17명 … 현지화 ‘모범기지’

중앙일보 2011.09.14 00:18 경제 9면 지면보기



LG전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전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TV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마무리 포장을 하고 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서쪽으로 300여㎞ 떨어진 소도시 브로츠와프는 우리나라 사람에겐 생소한 지명이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에게 ‘코리아’는 결코 낯선 나라가 아니다. 1.6㎞의 널찍한 부지에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 같은 주요 LG 계열사와 포스코·동양전자·동서전자·희성전자를 포함한 협력사들이 ‘LG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생산기지는 이곳의 산업 활성화뿐 아니라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지역 생태계의 핵심 고리가 됐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대·중소기업 글로벌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로도 꼽힌다.



 2006년 10월 첫 생산을 시작한 이 단지에선 액정화면(LCD)TV와 냉장고·세탁기로 유럽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폴란드 입장에선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후 처음 맞은 외국회사 생산기지다. LG는 수년 만에 폴란드 지역 최대 가전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곳 LG전자에선 한국 주재원 17명을 포함해 2000명가량이 일한다. TV는 7개 라인에서 지난해 320만 대를 생산했다. 현재 35%인 3D(3차원) TV 비중은 연말 50%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냉장고는 연간 30만 대에서 100만 대 규모로 라인이 증설됐다. 세탁기는 100만 대 생산 규모로 지난 2일 첫 제품을 출하했다.



 LG가 브로츠와프를 택한 건 지리적 이점과 지방정부의 열성, 그리고 우수 인력 때문이었다. 우선 폴란드는 유럽 한복판의 물류 중심지다. 삼성전자도 2009년 폴란드 가전업체 아미카를 인수해 현지 포즈난에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있다. LG전자 현지법인장인 성준면 상무는 “아시아 지역에서 35일 걸리던 제품 운송 기간이 전 유럽 5일 내 배송으로 크게 줄어 시장 수요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브로츠와프는 경제특구라 지방정부의 지원이 만족스럽고, 명문대학이 있는 교육도시여서 인재 확보도 수월하다.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한국식’ 업무·사고 방식 때문에 정착 초기엔 현지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사회주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폴란드에선 생산직의 경우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사무직은 오후 4시까지 일하는 게 보통이다. 한데 사업 초기 주재원들이 초과근로를 독려하면서 갈등이 생긴 것. 하지만 이전 관행을 존중하고 현지인의 재량권을 확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합원 수가 700여 명이던 노동조합이 설립 1년 만에 유명무실해졌다. LG의 30여 개 주요 생산기지 중 ‘적기배송(OTD)’과 ‘생산정밀도(PPA)’ 면에서 1위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2006년 182만 대이던 LG전자의 유럽 LCD TV 판매량은 지난해 971만 대로 뛰어올랐다. 브로츠와프(폴란드)=



김형은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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