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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장률 67.5%, 시설·제도로 뒷받침해야

중앙일보 2011.09.14 00:12 종합 30면 지면보기
추석 성묘길은 삶과 죽음의 숙연한 이치와 장례문화를 되새겨보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번 연휴 직전에 보건복지부가 의미 있는 통계를 내놓았다. 지난해 화장(火葬)으로 장례를 치른 비율이 67.5%였다는 것이다. 화장은 2005년(52.6%) 처음으로 매장을 앞질렀고 이제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국민의 79.3%가 자신의 장례 방법으로 화장을 원했다. 게다가 화장 선호도는 나이가 적을수록 높다. 일본(99.9%)만큼은 아니더라도 덴마크(77.3%)·스위스(83.9%) 수준의 화장률에 접근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문제는 인식 변화에 부응하는 시설·제도적 뒷받침이다. 화장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대도시에서는 타지 화장장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비싼 할증료를 물고 ‘원정 장례’를 치르는 일이 다반사다. 주민들의 반대로 대법원 판결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내년 완공을 앞둔 서울 원지동 서울추모공원도 15년 후엔 수요가 넘쳐 새 시설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다. 지금도 안산시 시립 추모공원 등은 입지 선정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인천시가 시립화장장 화장로 일부를 주변의 부천·김포·시흥·안산 주민에게 배정하기로 지자체 간 협약을 맺은 사례는 본받을 만하다.



 화장·자연장 등의 수요 증가에 적절히 대처하되 편법과 부작용은 방지해야 한다. 산중턱을 점령해 호화판 석물(石物)들로 치장한 일부 납골묘·납골당들은 차라리 매장하는 것만도 못한 ‘무늬만 화장’일 뿐이다. 유가족의 경황없는 처지를 악용한 폭리·강매 시비도 문제다. 환경파괴 소지를 없애야 함은 물론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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