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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부정부패, 측정 불가" '달러'에 눈 먼 고위 간부들

온라인 중앙일보 2011.09.13 10:43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북한 보안원과 트럭운전기사가 몸싸움을 하며 다투는 장면



북한 정권 내 간부들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로부터 "너무 불투명해 부패지수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정까지 받을 정도다.

매관매직으로 간부 직급에 따른 가격표가 등장하는가 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속 부대인 보위부 관계자들이 고철과 골동품 장사를 하는 등 방법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돈을 갈취하는 것은 다반사다. 심지어 외국인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심각한 북한의 부정부패를 엿볼 수 있다.

독일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지난해 10월말 국가별부패지수를 발표하면서 북한을 제외했다. 부패지수에는 매년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도 포함돼 있지만 북한은 1995년 부패지수가 발표된 이래 한 번도 순위에 오르지 않았다. 부패 지수를 측정할 수가 없어서다.



◇달러에 환장한 北, 매관매직도 성행=북한 권력기관 종사자들은 직권을 이용해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미화 달러를 선호한다.



통행증을 발급하면서도 공공연하게 달러를 요구한다. 중국에 들어온 탈북자는 "증명서 발급 기관인 인민위원회 2부가 뇌물을 요구하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려졌지만, 요즘엔 달러나 위안화를 요구할 만큼 입도 커지고 지능화 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평양증명서는 30달러, 국경통행증은 20달러를 바쳐야 한다. 달러만 쥐어주면 아무리 발급받기 어려운 증명서도 다음날 곧바로 나온다고 한다.



간부 직책을 사고 파는 매관매직도 성행하고 있다. 매관매직을 하는 전문 중개꾼까지 설친다. 이들 중개꾼은 돈을 펑펑 쓸 정도로 호화생활을 한다. 서해안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제대한 강모씨는 "관직을 중개하는 한 대학선배는 환경미화부문 노동자로 이름을 걸어놓고 대학졸업생들을 상대로 간부직을 사고 파는 중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부가격도 '창홍급' '하이얼급' '도요타급' 등의 은어로 세분화돼 있다.



'창홍급'은 중국 유명브랜드 텔레비전(TV) 창홍 가격인 중국 인민폐 1000위안 정도를 의미하고, 하이얼급은 중국 냉동기(냉장고) 가격으로 3000위안, 도요타급은 일본산 중고 자동차 가격인 6000위안(북한돈 250만원)이라고 한다.





부패를 단속해야 할 국가보위부 조차 단속은 커녕 부정부패를 주도한다. 고철을 밀수출하는가 하면 다른 부처의 간부들로부터도 상납을 받는다. 부패의 먹이사슬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최근엔 거액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던 보위부 외사과장이 체포되기도 했다. 그의 집에선 다량의 필로폰도 발견됐다. 해외에 나온 보위부 요원들은 간부들에게 줄 상납금을 마련하기 위해 골동품 장사까지 한다. 고구려부터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는 소중한 유물이 이들의 손을 통해 해외로 밀반출되는 것이다.





도로와 뱃길을 막고 주민들에게 돈을 빼앗는 군인들도 부지기수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이 모씨는 "단둥과 신의주를 매일 오가는 북한 트럭운전사가 기업소와 세관간부 등에 구해다 바쳐야 할 물건이 400달러 어치가 넘는다고 푸념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일부 북한 간부는 중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중국방문용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중국 선양의 중국동포인 김 모씨는 "북한의 고위관료가 회사 직인이 찍힌 초청장을 요구했는데, 중국에서 돈벌이를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고 말했다. 먹을 것을 찾아 간부까지 탈북아닌 탈북을 시도하는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 강성구 사무총장은 "국제사회는 북한에 반부패와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첫번째 선결조건으로 부패척결과 투명성을 확보토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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