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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육 소통령’ 구속 … 곽노현 2억 출처 수사 탄력

중앙일보 2011.09.10 00:47 종합 5면 지면보기



곽 교육감 구속수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9일 오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안성식 기자]





법원이 10일 고심 끝에 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검찰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입증이 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곽 교육감이 “박명기(53·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줬지만 선의로 준 것이지 후보 사퇴 대가가 아니다”며 시종일관 무죄를 주장해 온 상황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영장 발부 직후 “범죄사실이 중대하고 증거가 충분했던 만큼 법원이 상식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장이 기각될 경우 ‘속전속결’로 진행해 온 수사 흐름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했던 검찰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검찰은 구속된 곽 교육감을 상대로 박명기 교수에게 준 2억원 가운데 1억원의 출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곽 교육감은 검찰 조사에서 “돈을 빌려준 지인이 신상이 공개되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해 와 밝히기 어렵다”며 돈의 출처에 대해 함구했다. 검찰은 이 돈 가운데 선거잔금이나 교육감 판공비 등 불법자금이 섞여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곽 교육감 측 변호인단은 “법원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앞으로 재판을 통해 곽 교육감의 무죄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구속영장 발부로 곽 교육감 지지자들과 야당 일각의 ‘과잉수사’ 주장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기소하면 이 사건은 선거전담 재판부인 형사21부나 27부 중 한 곳에 배당된다. 본격적인 재판은 10월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재판에선 2억원의 대가성 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재개될 전망이다.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선거재판은 1심은 6개월, 2·3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끝내도록 돼 있다. 곽 교육감은 선거법상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교육감 직을 잃게 된다. 곽 교육감의 선거 회계책임자가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마찬가지로 당선무효가 된다. 기소 전에 사퇴하지 않아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국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과 기탁금 등 35억7000만원을 반납해야 한다.



 한편 곽 교육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김환수(44·사법시험 31회)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 말미에 최후진술을 통해 스스로를 변론했다. 그는 법대 교수 출신답게 ‘긴급부조’ ‘권원(權原) 없는 사람’ ‘비진의의사표시’ 같은 현란한 법률적 용어를 사용해 후보 매수의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최후진술 요지. “(박 교수에게 준 2억원은) 불법의 관점에서 보면 큰돈이 틀림없지만 빚더미에 내몰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살린다는 선의의 관점에서 보면 적을 수도 있는 금액이었다. 마음은 떳떳했다. 동서지간인 실무자들 사이의 약속 같지 않은 구두약속(※후보 사퇴 대가를 지급하기로 한 이면 합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말까지 전혀 몰랐고 위임한 적도, 승인한 적도 없는 독단적인 해프닝이었다. 이런 해프닝 때문에 박 교수와 오해가 쌓였고 해프닝이 없었다면 공개적인 방식으로 긴급부조를 했을 것이다. 박 교수와 오해가 풀린 지난해 11월 말부터 긴급부조를 남 몰래 현금으로 진행했다.”



글=이동현·김현예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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