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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논문 5년간 200편 … 세계서 통한 성균관대 수학과

중앙일보 2011.09.09 01:34 종합 4면 지면보기



2011 대학평가 ① 학과별 평가 <하> 이공계열
이공계 논문·연구 성과 급성장





“뉴턴의 미적분 논문은 다른 몇천 편의 논문과 바꿀 수 없죠. 저도 그런 논문을 쓰고 싶습니다.”



 채동호(52·사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는 2006년 세계적 전문 학술지인 ‘어드밴스즈 인 매스매틱스(Advances in Mathematics)’에 미분 방정식의 특이성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최근 5년간 칼텍 석좌교수 연구논문에 세 차례나 인용되는 등 피인용 횟수가 30회를 넘어섰다. 채 교수가 22년간 발표한 100여 편의 논문은 대부분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이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SCI 논문 99편보다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논문 한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성균관대 수학과는 최근 5년간 200여 편이 넘는 논문을 해외 저널에 실었다. 게다가 이들 논문의 피인용 수도 평균 1.6회다. 채 교수를 비롯한 학과 교수들이 쓴 논문이 후속 연구에 인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학이 해외 저널에 논문을 실었으나 한 번도 인용되지 못한 채 사장되는 논문 수가 전체의 80%가량 된다는 게 학계 추산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들은 저명한 해외 저널에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것뿐만 아니라 논문이 더 많이 인용될 수 있는 질 높은 연구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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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 물리학과 역시 양보다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 학과의 최근 5년간 SCI급 논문 수는 480여 편이다. 이들 논문이 다른 논문에 인용된 피인용 횟수는 편당 3.6회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동물·식물 분야에서는 경상대가 최근 5년간 논문의 피인용 수(3.9회)에서 정상급이다. 공대가 전통적으로 강한 인하대는 최근 5년간 발표한 전체 해외 저널 논문의 35%가 공대에서 나왔다. 공학 분야 논문 피인용 수(2.5회)도 국내 상위권에 속한다.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장은 “10년 전 (해외)논문을 많이 쓰지 않던 시절에는 대학들이 SCI 논문의 양 늘리기 경쟁을 했지만, 이제는 질 높이기 경쟁구도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논문을 내겠다는 교수를 말리기도 한다. 강병남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학부장은 “많은 논문을 양산하다 보면 큰일을 할 수 없다”며 “우리 학부는 논문 수로 교수를 평가하거나 승진 심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ublish or Perish(논문 쓸래, 쫓겨날래)’의 방침이 ‘Cited or Perish(인용될래, 쫓겨날래)’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독일 샤리테 의대에서 2년 전 서울대로 옮긴 안드레아스 쿠르츠(Andreas Kurtz) 교수는 “한국에서 연구비를 따내기 위해서는 논문 수가 절대적이지만 독일에선 연구 아이디어와 목적, 실험실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며 “논문 수로만 연구비를 지원받는 환경에서는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없고, 논문의 질도 높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강홍준(팀장)·최선욱·강신후 기자

◆교육팀=김성탁·박수련·윤석만·김민상 기자





◆SCI(Science Citation Index·과학논문인용색인)=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기술 분야 학술지 3700여 종의 색인을 수록한 데이터베이스로 논문의 질적 수준을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학술정보 전문 기관인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 Web of Science database)가 매년 자체 기준과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전 세계 과학기술저널 중에 등록 학술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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