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훨훨 나는 ‘소림 바둑’…‘지존’이세돌 위협

중앙일보 2011.09.09 00:28 종합 35면 지면보기



배태일 9월 세계랭킹 … 중국, 60위권에 39명 진입



구리 9단(左), 쿵제 9단(右)



바둑에 한국랭킹과 중국랭킹은 있지만 일본랭킹은 없다. 세계랭킹도 공식적으로는 없다. 그러나 세계랭킹을 매 분기 꾸준히 발표하는 인물이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수석 물리학자인 배태일 박사인데 그는 한국기원이 현재 사용 중인 한국랭킹 시스템을 만든 장본인이다.



최근 배 박사가 발표한 2011년 9월 세계랭킹을 보면 1위 이세돌 9단만이 안전권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그 다음부터는 대혼전이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80년대생과 90년대생이 치열하게 각축하고 있다. 일본은 완전히 탈락하여 최강자 이야마 유타 9단이 겨우 31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세돌은 지난 7월 랭킹에 이어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구리. 최철한은 2위에서 14위로 곤두박질쳐 최근 그가 얼마나 부진했는지를 보여준다. 박정환은 8위였으나 후지쓰배에서 우승하며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쿵제도 7위에서 4위까지 상승했다. 10위 안에 든 한국기사는 이세돌·박정환·강동윤·원성진까지 4명. 수적으로는 중국의 6명에 밀린다.



세대별로는 박정환·저우루이양·탄샤오 등 3명의 90년대생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89년생인 강동윤과 천야오예가 제자리에서 꾸준히 버티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세돌-구리의 전통적 강자와 박정환-저우루이양의 신흥세력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가 될지 아니면 한번 폭발적인 돌파력을 보여줄지 아직은 미지수다. 점수를 보면 이세돌은 2위 구리를 66점 차이로 상당히 앞서 있지만 2~8위까지는 불과 42점 이내에 몰려 있고 15위의 김지석도 2위 구리와 102점 차이밖에 되지 않는다.



  이창호는 11위에서 16위로 미끄러졌지만 점수로는 현상 유지 상태다. 20위까지 넓히면 한국 9명, 중국 11명. 30위까지는 한국 12명, 중국 18명. 발표된 60위까지 모두 계산하면 한국 19명, 중국 39명, 일본 2명. 1위는 한국이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중국이 강하다. 중국의 ‘인해전술’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더구나 이세돌도 지난해 79승18패, 81.4%의 승률이더니 올해 4~8월은 29승16패로 64.4%의 낮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세돌 역시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은 예측불허임을 암시해 준다. 한국은 최철한과 함께 허영호도 급락했다. 다만 18세의 박정환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한국바둑의 큰 위안이다.



 중국은 탄샤오(93년생·9위), 판팅위(96년생·36위), 미위팅(96년생·38위) 등 어린 기사들의 성적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98년생인 양딩신(61위)도 곧 60위 안에 들어설 전망이다.









배태일 박사



이외 중국은 저우루이양(8위), 장웨이제(20위), 퉈자시(22위), 펑리야오(23위), 스웨(24위), 구링이(30위), 리쉬안하오(43위), 쑨리(48위), 퉁멍청(62위) 등 랭킹 60위 안에 90년대생이 무려 15명이 포진하고 있다.



한국은 박정환 외에 강유택(26위), 김승재(45위)까지 단 3명뿐이다. 세계랭킹만 보면 한국바둑의 미래는 회색 빛이다. 중국이 새카맣게 밀려오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박치문 전문기자



 ◆배태일 박사=1945년생으로 천문물리학을 전공한 물리학 박사다. 미 항공우주국 연구원,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스탠퍼드 대학 수석 과학자다. 기력은 아마 5단(미국 6단). 바둑을 좋아해 한국기원의 랭킹시스템을 무료로 만들어 주었고 세계랭킹도 3개월 단위로 발표하고 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