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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대전국제학교 문 닫을 위기

중앙일보 2011.09.06 02:22 종합 24면 지면보기








“15일까지 자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우리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1일 오후 6시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대전국제학교 강당. 국제학교가 문을 연 지 53년 만에 처음으로 학부모 비상총회가 열렸다. 토마스 팬란드(59) 총감(교장) 은 “개교 이래 최대 위기”라며 “ 9월분 교직원 급여 주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학부모들은 “1인당 학비를 연 평균 3000만원이나 받으면서 도대체 뭘 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전국제학교(Taejon Christian International School)는 1958년 미국 선교단체가 설립했다. 국내에서 서울외국인학교(Seoul Foreign School)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외국인학교다. 정규 교사 자격증을 가진 원어민 교사 140여 명이 철저히 미국식 교육을 하고 있다. 20여 개 국적을 가진 유아, 유치원, 초·중·고생 530여 명이 재학 중이다. 교사 1인당 학생비율이 4대1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자금난은 2009년 학교 이전을 추진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국제학교(2000㎡)는 현재 부지(2000㎡)가 좁아 새 캠퍼스로 이전을 추진했다. 당시 대전시가 대덕구 용산동 대덕테크노밸리 안에 있는 외국인 학교 터(3만3100㎡)를 매입한 뒤 20년간 무상 임대 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캠퍼스 부지를 무상 임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학교는 2009년 11월부터 대덕 테크노밸리에 새 캠퍼스를 지어 올해 8월 초쯤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당초 계획한 공사비는 368억 원. 확실한 재원 마련 대책은 없었다. 캠퍼스를 옮기면 학생수가 600명에서 900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막연한 기대감이었다. 10여 차례가 넘는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는 당초 계획보다 120억 원 늘었다. 국제학교 신축을 담당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학교 이사회 일부 구성원이 자재를 값비싼 외제로 바꾸는 바람에 재정난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자본금 550억 원을 유치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학교 이전 추진 이후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도 없었다.



 결국 학교는 공사비도 지급할 수 없게 됐다. 공사비 120억 원을 받지 못한 건설회사는 7월부터 공사를 중단했다. 현재 공정률은 84%. 국제학교는 현재 금융기관 부채만도 170억 원이나 된다. 학교 측은 “현재 운영비(현금)가 7억3000만원 남았다”고 말했다. 팬란드 총감은 “공개 매각을 통한 새로운 학교 주인을 찾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대덕테크노밸리=한화그룹이 대전시와 공동으로 500억 원을 출자해 2001년 착공, 2009년 10월 완공한 도심 첨단산업단지다. 425만㎡ 부지에 공장(136만㎡), 주거(66만㎡), 상업·학교 등 지원시설(76만㎡), 기반시설(147만㎡)을 조성했다. 아파트 8800여 가구와 무선이동통신·IT·정밀기계 등 700여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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