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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소방공무원 시간외수당 150억 어쩌나

중앙일보 2011.09.06 02:06 종합 24면 지면보기
울산시가 소방공무원들과 미지급 초과근로수당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정규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만큼 수당을 달라’는 직원들과 ‘예산 형편이 닿는 만큼 줬으면 됐지 않으냐’는 지자체 입장의 충돌이다. 미지급액은 2006년12월부터 지금까지 1인당 평균 2000만원 안팎이다.



 울산시는 전국의 다른 지자체처럼 2년째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 지난달 초부터 조기 수습을 위해 직원들과의 타협으로 법정다툼을 종결짓는 ‘소송상 화해’를 추진했다. 화해가 성립돼 당사자 쌍방의 일치된 진술이 서면으로 법원에 제출될 경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소송도 종료된다.



 ◆소방공무원들 줄소송=2009년 11월 충북 소방공무원 310명을 시작으로 울산·제주·전북 등 13개 시·도에서 8926명이 2006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지급받지 못한 시간외수당을 달라며 법원에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다. 수당 지급 시효가 3년이기 때문에 2006년 12월부터 못 받은 수당에 대해 소송을 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이 비슷한 내용의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지자체들은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제30조)에 ‘예산의 범위 안에서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된 것을 근거로 “재정형편 내에서만 초과수당을 주면 된다”고 맞섰다.



 제주지법과 전주지법은 올해 5월과 6월 “예산과 관계없이 초과근무 수당은 지급해야 한다. 휴일 근무 경우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을 함께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두 곳은 현재 항소를 했고, 나머지 시·도는 1심이 진행 중이다.



 ◆울산시 ‘소송상 화해’ 시도=울산시는 지난달 22일 ‘소방공무원은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의 절반만 받고, 대신 울산시는 대대적인 근무여건 개선을 한다’는 내용의 화해안을 내놨다. 근무여건 개선안에는 소방공무원 110명 신규채용해 2년 내 3교대제 시행, 상황실을 계(係)에서 과(課)로 격상시키는 등 승진기회 확대, 장비현대화 등이 담겨있다.



 김국래 울산시소방본부장은 “올해 총예산이 565억원에 불과한데 초과근무수당 미지급분 150억원을 다 주고 나면 다른 사업 못 한다 ”고 말했다. 소방본부 측은 지난달 23일부터 직원들을 상대로 화해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미지급액의 절반은 너무 적다”며 반발하자 동의서 접수를 중단했다.



 천병태 울산시의원은 “소방본부 간부들이 직원들을 상대로 화해 동의서를 받는 것 자체가 소송중단 압박”이라며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어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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