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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디자이너 장광효

중앙일보 2011.09.06 01:30



궁에 심어 감상하던 작약 모티브로 여성을 위한 디자인 완성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장광효가 최근 이색 작업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남성에게는 생소한 여성용품 예지미인의 패키지 디자인을 맡은 것이다. 이를 사용하는 여성조차 남에게 보일까 조심스런 여성용품의 디자인을 맡은 이유가 궁금해 지난달 29일,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10월 열릴 패션쇼 준비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다음은 그와의 문답이다.



-여성용품 디자인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아트 페어와 리빙 페어를 비롯해 ‘페리에’와 ‘BMW 미니’ 같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해왔다. 여성용품 역시 이러한 아이템 중 하나라고 생각해 거부감이 없었다. 게다가 결혼 후, 아내가 사용하는 것을 봐와서 익숙하다. 디자인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제품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그런데 여성용품의 경우 직접 사용해 볼 수 없어 아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내가 샘플을 직접 사용해 본 후 제품에 대해 이야기 해주곤 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특히 여성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번 작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인생의 선배로서 여성들에게 삶을 더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모험도 겁내지 말아야 한다. 편견이나 속박에 갇힌 여성은 불행하다. 불행한 여성은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여성은 자유다’라는 로고를 직접 썼다. 세상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있고 인생은 매 순간 그 경이로움을 만나는 모험 여행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디자인의 꽃 무늬가 눈길을 끈다.



 “작약을 모티브로 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덕수궁 함녕전 뒤편에 작약꽃으로 가득한 꽃밭이 있는데 4월에서 5월까지 장관을 이룬다. 이처럼 작약은 궁에 심어서 볼 정도로 예부터 부귀영화와 장수, 자손번창을 상징했다. 특히 뿌리는 생리통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도 쓰인다고 하니 여성용품과 특히 잘 어울리지 않나.”



-디자인 요소로 꽃을 즐겨 사용하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꽃이 많은 집에서 살아서 그런지 평소에도 꽃을 좋아한다. 들판에 핀 이름 모를 야생화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면 더 아름답다. 사실, 사람을 확대하면 아름답지 않다(웃음). 꽃을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꽃과 같은 자연에 비하면 내 디자인은 자랑할 게 못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나이 40이 넘으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진심을 담아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 7월 유니세프와 함께 ‘아프리카 아동 돕기 자선패션쇼’를 열었는데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



 건축 인테리어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물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자연, 문화가 담겨 있다. 아름답게 꾸미고 감동을 준다는 의미에서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 새로운 디자인 내세운 예지미인



디자이너 장광효씨가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해 기존 생리대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뿐 아니라 기능도 업그레이드 했다. 곡선 형태의 샘방지 라인을 넣어 양이 많을 때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약재가 함유된 ‘건강한 예지미인’, 40길이의 ‘밤이 편한 예지미인 오버나이트’, 냄새 걱정 없는 ‘늘 산뜻한 예지미인 라이너’ 처럼 제품명에 특징을 명확히 표현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사진설명] 여성용품 예지미인의 패키지 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 장광효.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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