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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중앙글로벌포럼]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기조연설

중앙일보 2011.09.06 00:58 종합 16면 지면보기
아시아에서 앞으로 눈여겨볼 나라는 중국과 인도다. 특히 중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의 역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세력이 커지면서 중국은 주변국으로부터 여러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은 최근 해상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너무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자국의 국익을 정당하게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시에 한국과 일본이 이런 중국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힘의 균형 변할 때 갈등 발생
미·중 관계, 한국 할 일 많아”

 한·중·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이를 간과하면 더 많은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힘의 균형이 급격히 변할 때 심각한 갈등이 따랐다. 아시아가 성장에 따른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이 사라질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평화를 유지하면서 아시아가 성장을 했듯이, 앞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이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때 동북아시아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 2008년부터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그것이다. 힘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이 같은 공동체의 구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공동체는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 그래서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한 다양한 역내 포럼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같은 경우다. 북한도 여기에 가입했으며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 남북한이 처음으로 회의를 하기도 했다. 이는 역내 포럼이 문제 해결에 주요 역할을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지정학적인 구조에서 한국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60년 전 한국은 최빈국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 회원국이 됐다. 조선업·반도체 등에서 세계적 리더가 됐으며 삼성·LG 등은 세계적 기업이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위한 중장기적인 비전을 담은 ‘동아시아 비전 그룹(EAVG)’을 제시했고, 이는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AFTA) 구상으로 발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아시아 권내 모든 국가와의 자유무역지대(FTA) 체결 추진 등을 담은 ‘신아시아 구상’을 발표했다. 한국의 역할을 넓히는 대담한 비전이다. 지금 한국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속에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정치·경제 관계가 매끄럽게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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