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14회 중앙글로벌포럼] 제1회의 : 동북아 핵안보, 어떻게 풀까

중앙일보 2011.09.06 00:55 종합 16면 지면보기



빅터 차 “북에 부드러운 채찍을 … 미국, 세 번 속지 말라”
필링 “태평양 경찰, 미국 → 중국 바뀌는 흥미로운 시대”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판젠창 중국개혁개방포럼 상급고문, 유숩 와난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스트 사장,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왼쪽부터)가 ‘동북아시아의 핵안보와 핵안전’이라는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동북아를 비핵화 지역으로 만들자는 판젠창(潘振强·반진강) 중국개혁개방포럼 상급고문의 제안은 토론의 불을 지폈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상적 목표이긴 하지만 역내 안보 상황 해결 전까진 구체적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고 회의감을 표시했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도 “북한의 핵 보유를 먼저 억제해야 꿀 수 있는 큰 꿈”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희 본지 대기자가 판 고문에게 “중국 정부도 ‘동북아의 비핵지대화’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가”를 묻자 판 고문은 “내 개인적 생각만이 아니고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관심이 크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판 고문은 “미·일은 북한에는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자국의 핵무기 보유 권한에 대해선 애매모호한 입장이어서 지역 내 공감대를 얻는 과정은 힘겨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론의 과녁은 자연스럽게 북핵 문제로 모아졌다. 함 원장은 “일본과 같이 절제력이 뛰어난 국가도 후쿠시마 원전 대처가 힘든 상황에서 북한의 핵 안전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내년 서울에서 열릴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통해 북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은 핵무기 보유가 핵 억지력을 제공한다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도발적 행동을 하고 있으나 이는 ‘불안정 속의 안정’이라는 패러독스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 안전성에 대해 대화할 필요가 있지만 주변국에서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했다’는 오해를 할 수 있기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오후에 열린 분과 토론의 강도와 열기는 더 뜨거웠다. 참석자들이 북핵 문제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자 이번에도 판 고문이 나섰다. 그는 “중국도 역할을 더 하고 싶지만 한계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북한의 진정한 목표는 중국도, 한국도, 일본도 아닌 바로 미국”이라며 “미·북 관계 정상화가 이뤄져야만 진정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다음은 토론자의 주요 발언 요지.













 ▶빅터 차=최근 미국이 북한과 다시 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북한 관련 위기가 불거지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북한 관련 외교성적이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 두 번도 아닌 세 번 속는 결과가 빚어질 수도 있다. 부드러운 채찍(soft stick)이 있어야 한다.



 ▶브라마 첼라니(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며 원자력 안전성에 대한 아시아 차원의 논의의 장을 열 필요성을 절감했다. 원자력을 환경오염 없는 에너지라고들 말하지만 숨은 위험성을 무시한 발상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원자력에 대한 다자적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윤영관 서울대 교수=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해안가가 아닌 아시아 한복판에서 일어났으면 피해 규모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북한 핵 안전성 역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내년 대선정국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



 ▶장성민(전 국회의원)=북·러 사이에 합의된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이 북핵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11월로 예정된 한·러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걸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도 물론 필요하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 제14회 중앙글로벌포럼



9:00 개회사 : 홍석현(중앙일보 회장)

9:05 기조연설 : 고촉통(싱가포르 전 총리)

10:00 제1회의 : 동북아시아에서 핵안보와 핵안전



▶사회 : 김영희(중앙일보 대기자)

▶발표 : 판젠창(중국개혁개방포럼 상급고문), 빅터 차(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유숩 와난디(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스트 사장), 함재봉(아산정책연구원 원장)



11:00 제2회의 : 동북아시아에서 새로운 세력균형



▶사회 : 마틴 패클러(미국 뉴욕 타임스 도쿄 지국장)

▶발표 : 후나바시 요이치(일본 게이오대 교수), 옌쉐퉁(중국 칭화대 현대국제관계 연구원 원장), 데이비드 필링(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아시아 에디터), 데이비드 강(미국 남가주대 한국학연구소 소장)



12:00 오찬사 : 천영우(청와대 외교안보수석)

13:30 분과 토론



▶제1분과 : 유숩 와난디, 브라마 첼라니(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 함재봉, 장성민(전 민주당 의원), 판젠창, 사카이 마사미(일본 서일본신문 국제에디터), 스즈키 요시가츠(일본 지지통신 에디터), 빅터 차, 와키 유조(일본경제신문 논설위원실 부위원장), 윤영관(서울대 교수)

▶제2분과 : 정종욱(전 주중대사), 데이비드 강, 데이비드 필링, 후나바시 요이치, 김흥규(성신여대 교수), 마틴 패클러, 신번젠(중국 인민일보 아시아 에디터), 옌쉐퉁



16:00 종합 토론

17:00 폐회



◆중앙글로벌포럼=세계 주요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 1996년 시작한 ‘아시아 프레스 포럼’이 모태다. 2007년 10회를 맞으면서 새롭게 부각되는 글로벌 이슈를 다루기 위해 중앙글로벌포럼으로 확대됐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한 현장감 있는 논의와 깊이 있는 분석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일보와 유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