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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고졸 취업 위한 인프라 구축하자

중앙일보 2011.09.06 00:22 종합 37면 지면보기






권대봉
고려대 교수·교육학




고졸 취업 확대는 공생발전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첫째 군 미필자 채용. 아직 일부 기업에서는 병역 미필자를 정규직원으로 선발하겠다고는 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군필자를 선호하다 보니 병역미필 상태인 남학생의 경우엔 안정된 또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일자리에서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한다. 24세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하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입대 후 본인의 직업과 이어지는 주특기 병과에서 근무하고, 그 경력을 인정받아 입대 전 직장에 복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군 특기병과에서 근무한 경력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면 금상첨화다. 그래야 고졸자가 제대로 능력도 기르고, 병역의무도 해결하면서 20대 중반이 되더라도 사회적으로 유능한 기술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다. 고졸 군 미필자의 채용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고졸 취업 확대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둘째 고졸자가 취업 후에도 각종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고졸자가 취직 후 취득한 학력을 고용주가 인정해주는 것이다. 입사 이전 취득한 학력만 인정하고 있는 기업들의 인사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 만약 입사 후 방송통신대, 사이버대학 등 고등평생교육기관에서 취득한 학위를 인정해준다면, 굳이 학비가 비싼 일반 대학 진학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한국방송통신대학의 1년 등록금은 70만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며 교육의 질 관리도 철저하게 한다. 한국에서 학사학위 없이 미국에 진출한 간호인력들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취득하면, 입사 후 학력을 인정받아 미국 직장에서 학사대우 임금을 받고 있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런 시스템을 정부가 만들어줘야 한다.



 셋째 개인의 능력을 인증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고졸자가 공공기관에서 4년 근무하면 대졸자 대우를 해주겠다고 한다. 좋은 시스템이다. 더불어 군 경력과 군에서 취득한 자격 인정, 국가 자격 정상화, 민간자격 시장 활성화, 각종 산업별 협의체의 활성화 등 다양한 능력 인증 제도를 통해 대학 진학만이 유일한 대안이 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권대봉 고려대 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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