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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스마트폰 유통도 스마트해져야

중앙일보 2011.09.06 00:20 경제 8면 지면보기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제 20~30대는 물론 중장년층, 주부층, 10대 청소년 등 다양한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말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 명을 훌쩍 넘어 우리나라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



 스마트폰은 개인의 삶에도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교환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다수의 사람들과 상시적인 소통도 할 수 있게 됐다. 필자도 스마트폰 트위터 팔로어가 4만6000명이 넘는다.



 KT 사장으로서 그간 고객의 소리를 접하면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웠던 점이 휴대전화 가격과 관련된 고객의 불만이었다. “도대체 휴대전화 가격은 얼마에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모르겠고, 믿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고객이 점점 많아졌다. 휴대전화 가격이 대리점마다 다른 것이야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스마트폰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그 편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



 KT가 휴대전화 유통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고객들은 휴대전화 구매를 위해 온라인 사이트를 평균 16.7회,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3.6회 방문하는데 그 주된 이유가 천차만별인 휴대전화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매장에서 제시한 가격을 신뢰하는 비율도 18.6%에 불과했고, 구매 후에도 남들보다 비싸게 사지 않았을까 불안해 하는 고객이 64%에 달했다. 고객은 발품을 팔면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휴대전화 매장을 믿지 못하고, 이것이 결국 이동통신회사와 휴대전화 제조회사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고객은 물론 대리점도, 이동통신회사와 휴대전화 제조회사도 모두 패자가 되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회·문화적으로 모든 것이 투명해지고,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에 더 이상 이러한 문제를 방치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KT는 미국 ·영국 등의 선진 유통체계를 도입해 휴대전화 출고가의 거품을 걷어내고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들이 믿고 살 수 있도록 하는 페어 프라이스(Fair Price, 공정가격표시) 제도를 지난 7월부터 시행하게 됐다.



 처음에는 회사 안팎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렇지만 고객들도 휴대전화 가격에 대해 알 권리를 찾고, 그에 따른 혜택을 체감하게 된다면 수긍하고 지지해 주실 것이라 확신했다.



 제도 시행의 효과는 벌써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페어프라이스 도입 후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제도 시행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94%에 달했다. 또한 시행 이전에 비해 구매만족도가 더 높다는 의견도 79%나 됐다. 대리점들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매장에 대한 고객 신뢰가 높아지고 판매 상담 시간도 줄어들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비싸게 덤터기를 썼다는 고객 불만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KT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고객과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제조회사, 휴대전화 유통 관계자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페어 프라이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수십 년간 지속된 시장 관행을 KT 혼자서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도화, 그리고 다른 이동통신회사와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동참을 촉구한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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