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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벼 익는 들판 지나 한우마을 놀러 갈까요

중앙일보 2011.09.06 00:12 경제 18면 지면보기








요즘엔 전국 방방곡곡마다 한우마을이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가면 유난히 한우마을이 많다. 대구·경북 지역 한우 사육 마릿수는 70여 만 마리. 전국 한우 생산량의 20.22%를 이 지역이 차지한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 한우 농가는 지난 겨울 호된 시련을 겪었다. 구제역이 바로 이 지역에서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됐다. 그로부터 9개월 가까이 지난 이때, 대구·경북 지역의 한우마을을 찾았다. 다행히도 예전의 명성을 회복한 한우마을이 곳곳에 있었다. 이 중에서도, 전통 요리법 등 특색이 있는 한우마을 세 곳을 찾아 들어가 그 마을만의 비법을 들었다.



글=이상은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소문난 경북 한우마을 3곳



# 암소 한우를 소금에 살짝 ┃ 봉계 한우불고기 특구










봉계불고기는 흔히 말하는 불고기와는 달리 소금만 뿌려 구워 먹는다. 암소 한우와 백탄 숯을 쓰는 것이 원칙.












봉계 한우불고기 특구엔 47개 전문점이 있다.











지보참우마을엔 다음달 말 새 식당과 한옥 펜션이 들어선다.



봉계 불고기는 흔히 생각하는 불고기가 아니다. 불고기 양념을 하는 게 아니라 소금만 뿌려 굽는다. 중요한 점은 고급 숯인 백탄 중에서도 최고급인 참나무 백탄을 고집한다는 것. 석쇠에서 한우를 굽는 중간에 고기에 살짝 뿌린다. 굽고 나서는 기름만 살짝 찍어 먹는다.



 지식경제부로부터 봉계불고기 특구 전문점으로 인정받은 곳은 모두 47개. 전문점에선 봉계 지역 농가에서 직접 키운 암소 한우만 써야 한다. 봉계가 한우불고기 특구로 지정된 건 2006년이지만 암소숯불구이특구로 지정된 건 1990년이다. 봉계한우번영회장 한영도(66)씨는 “암소 한우가 고소한 맛이 강해 암소 한우만 고집한다”며 “암소 중에서도 가장 맛있다는, 새끼를 두 번 낳은 암소를 주로 쓴다”고 말했다.



 예부터 봉계는 혹처럼 생긴 돌인 ‘혹돌’이 유명해 채석꾼이 몰려 들었고 그들이 고기 구워먹을 곳을 찾으면서 고깃집이 활성화됐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한우축제도 열린다. 값은 어느 식당이든 똑같은데 어떤 부위나 120g(1+등급 암소 한우)에 1만8000원. 봉계한우번영회 052-254-2448.



# 친환경 사료 먹인 거세우 ┃ 예천 지보 참우마을



경북 예천군 지보면엔 참우마을이 있다. 2006년부터 마을 농가 31가구가 의기투합해 조합을 만들었다. 식당은 딱 한 곳으로 단일화돼 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여기저기서 재활용 가구를 모아 매장을 만들었다. 각자 직접 키운 한우(거세우)를 예천 도축장에서 도축해 와 식당에서 판매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 식당 한 곳에서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린다. 참우마을 영농조합 최병용(50) 대표는 “동네 주민이 직접 키워 믿을 수 있는 한우를 활용해 수익도 창출하고 마을을 알리고 싶었다”고 참우마을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농촌진흥청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친환경 사료도 직접 만들어 먹였다. 최 대표는 “1++등급이 20%, 1+등급이 30%, 1등급이 30%, 그 이하가 20%로 품질이 우수한 소의 비율이 다른 마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고 소개했다. 친환경 쌀겨 사료를 직접 만들어 써 사료값을 20% 줄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다음달 말에 새 식당이 완공되는데 옆에 한옥 펜션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우를 구입하면 펜션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등급 한우 등심 100g에 6000원대. 참우마을 판매장 080-200-9282.



# 암소 한우를 간장에 양념 ┃ 언양 한우불고기 특구









언양불고기는 갈비를 제외한 부위를 얇게 저민 뒤 간장양념을 해 굽는다.












독특한 방식으로 만드는 언양불고기. 전문점은 27곳이다.



언양불고기는 5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언양엔 1930년대부터 도축장이 있었는데,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몰려든 일꾼 덕분에 고깃집도 늘어나게 됐다. 2006년 한우불고기 특구로 지정됐다. 지정받은 전문점은 27곳이다.



 언양불고기는 바로 근처에 있는 봉계불고기와 맛이 다르다. 봉계불고기가 구이에 가깝다면 언양불고기는 전형적인 불고기 맛이다. 담양떡갈비 같다는 말도 듣지만 떡갈비하고도 확실히 다르다. 갈비에 칼집을 내 굽는 떡갈비와는 달리 언양불고기는 갈비를 제외한 다양한 부위를 골고루 섞어 0.3cm 두께로 저며 양념한 뒤 숯불에 석쇠를 올리고 구워먹는다. 양념은 간장·마늘·설탕·참기름을 섞은 것. 봉계와 마찬가지로 언양 특구에서도 암소 한우만 쓰는 게 원칙이다.



 언양읍 ‘사리원 진미불고기’에서 언양불고기를 먹어봤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냄새가 달콤했고, 맛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언양불고기는 즉석에서 숯불에 구워먹어야 제 맛이 나므로 현지에 직접 가서 먹을 것을 권한다. 값은 대부분 불고기 200g(1+등급 암소 한우)에 1만6000원. 언양한우번영회. 052-262-3001.





전국 주요 한우마을



● 경기 파주 임진강 한우마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한우마을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에서 가깝다는 거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헤이리 마을 등과도 가깝다. 매장에서 고기를 사 주변 식당에 가 상차림 비용 3000~4000원을 내면 숯불에 구워먹을 수 있다. 1+등급 등심 기준으로 거세우와 암소 똑같이 100g에 7000~8000원이다. 한우에 채소를 넣어 만든 떡갈비도 인기다. 031-958-9842.



● 충남 예산 광시 한우마을



30여 년 전통의 한우마을로, 예산에서 자란 암소 한우만 판다. 20여 개 식당이 있으며 1인당 상차림 비용 5000원을 내고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1+등급 한우 암소 등심(100g)이 7500원 선이다. 신선한 육회도 인기다. 주변에 예당저수지, 덕산온천 등이 있다. 041- 339- 8631.



● 전남 장흥 한우삼합골목



전남 장흥군 정남진 토요시장에 있는 골목이다. 20여 개 식당이 모여 있다. 한우삼합이란 한우·표고버섯·키조개를 함께 철판에 구워 먹는 것으로 장흥 토속 음식이다. 한우를 사서 식당에 가져가면 삼합으로 먹도록 알아서 준비해 준다. 부드러운 한우와 쫄깃쫄깃한 키조개, 은은한 향의 표고버섯이 서로 잘 어울린다. 거세우와 암소 똑같이 등심 1+기준 100g에 6000~7000원. 키조개·표고버섯 한 묶음에 1만원이다. 061-860-0224.



● 전북 정읍 산외 한우마을



마을 안에 모두 44개 정육점과 25개 정육식당이 있다. 산외면에서 정육점과 정육식당을 뺀 나머지 업종의 상점은 10여 개뿐. 가정집도 20여 가구가 전부이니 사실상 마을 전체가 정육점과 정육식당인 셈이다. 2006년부터 한우마을로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 정읍 산외 지역에서 직접 키운 소를 쓰며 가격은 1+등급 거세우 등심이 100g에 5000원 정도다. 메주콩 산지로도 유명하다. 모악산·내장산이 가까이 있어 이번 가을 단풍놀이 나갔다가 들려도 좋다. 근처에 있는 구절초 테마공원에서 다음달 초 구절초 축제도 연다. 070-7766-4660.



● 강원 영월 동강 한우타운



영월한우협회 회원이 모여 2009년 직접 한우 직거래 매장을 열었다. 소속된 한우농가들이 영월 청정지역에서 직접 키운 한우만 쓴다. 1층 매장에서 고기를 구입해 2, 3층 식당에서 바로 구워 먹으면 된다. 거세우와 암소 똑같이 1+등급 등심 100g 기준 7500원. 상차림 비용은 4000원이다. 동강 래프팅을 즐긴 후 한우를 구워먹는 코스를 추천한다. 033-372-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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