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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종합농협 … 산업 연관 효과 24조원”

중앙일보 2011.09.05 09:18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안병일 교수가 말하는 농협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농협. 사람들은 대부분 농협을 금융기관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농협은 지난 50여 년 동안 우리 사회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 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에서는 농협의 성과와 영향을 분석한 ‘한국 농협의 성과평가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안병일(사진) 교수에게 농협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안병일 교수는 “우리나라의 농협은 세계에서 유일한 종합농협체제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종합농협과 구분되는 개념은 품목 전문조합인데,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오렌지생산자 조합(선키스트 상표), 뉴질랜드의 키위 생산자 조합(제스프리 상표) 등이 대표적인 품목 전문조합이다.



우리나라의 농협은 농축산물의 생산자가 조합원으로 가입할 경우 단순히 생산된 농축산물을 농협을 통해서 판매하는 편익을 제공받는 것뿐만 아니라, 농약이나 비료와 같은 농자재를 농협을 통해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고, 영농자금을 농협을 통해 조달할 수도 있다. 이러한 포괄적인 사업범위와 아울러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농협은 정부에서 수행하는 각종 농업정책을 대행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안 교수는 “농협이 수행하는 두 가지 사업은 크게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가 말하는 경제사업은 농자재 공급사업과 농축산물의 판매 및 유통사업을 포함하고 있으며, 신용사업은 농축산물 생산자인 조합원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안 교수는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농협의 사업으로 인한 산업연관효과는 2005년 기준으로 약 24조2174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농협의 가치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농협이 없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안 교수는 “농협은 대부분의 농산물을 생산자인 조합원으로부터 비싸게 구매하여 일반 유통업체에 비해 더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라며 “생산자 입장에서는 농협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게 되며, 소비자들은 농협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싼 가격으로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가 보고서 작성을 위해 실제 농산물 생산자들을 상대로 농협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생산규모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현재 규모보다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들 역시 농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품목에서 소비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안 교수는 “이러한 농협의 가치를 정확하게 금액으로 계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시장균형과 농협의 유통단계에서의 경쟁촉진 역할 등을 포괄할 수 있는 경제학적인 분석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연평균 약 17조원의 농축산물이 농협으로 인해 생산이 증가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농협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를 거쳐야 한다. 농협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농협은 지역경제와 지역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해야 합니다. 농협이 조합원과 국민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이라는 경제적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건강·복지·의료지원활동, 평생교육 등 지역커뮤니티를 발전시키는 데도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안 교수는 말했다.



오두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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