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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말하기 잘하려면

중앙일보 2011.09.05 02:58



“매일 영어책 읽고 원어민과 대화하는 모습 촬영해 복습”







지난 3월 열린 ‘제 16회 대한민국 학생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해외거주 경험이 전혀 없는 김지현(경기 수원 영일초 4)양이 대상을 받았다. 김양은 대회 주제인 ‘나라사랑, 겨레사랑, 문화사랑’에 맞춰 우리나라 민요인 ‘아리랑’의 우수성을 영어로 발표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국외대 영어학과 이선우 교수는 “정확한 발음과 자연스러운 억양, 완벽한 암기, 청중들과의 교감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양이 영어 말하기를 잘하는 비결은 ‘독서’에 있다. 김양은 5~6세부터 매일 한 권 이상 책을 읽었고, 화장실에서도 책을 놓지 않는다. 어머니 김미호(46·경기 수원영통2동)씨는 “영어 말하기 실력은 어휘력과 비례하는 것 같아 독서를 폭넓게 하도록 지도한다”고 귀띔했다.



독서로 배경지식 쌓고, 문장 만드는 연습



최근 실용영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영어말하기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영어 말하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향상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해외연수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와 가정에서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라며 “책과 신문을 많이 읽어 배경지식을 쌓을 것”을 권했다. 발음·억양이 자연스럽도록 영어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제때 적절한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유용한 문형도 익혀둬야 한다. 튼튼영어마스터클럽 김형찬 연구원은 “‘I want to ~’ ‘You have to ~’ ‘Please give me ~’ ‘I feel like ~ing’같이 대화의 기본 뼈대가 되는 문형들은 확실하게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숙한 문형은 틈틈이 노트에 정리해 매일 소리 내 읽으면 쉽게 암기할 수 있다. 각 문형에 아는 단어를 넣어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양의 또 다른 비결은 꾸준한 학습이다. 김양은 3년 넘게 한 어학원을 매일 다니고 있다. 원어민과 수업할 때는 말하는 장면을 촬영해 본인의 말하는 습관을 점검하기도 한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암송대회에서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시간도 갖는다. 정철어학원주니어 도곡캠퍼스 강은정 원장은 “영어 말하기는 단순한 ‘SPOKEN(말하기)’이 아니라, ‘PRACTICAL(실용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배운 뒤 문장으로 만들거나 주어진 상황에서 말할 수 있게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가 서툰 아이에게 처음부터 영어로만 말하게 하면 부담을 느껴 영어를 거부 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흥미를 이어가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학습 활용할 때 철저한 계획 필요



온라인학습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컴퓨터가 학습자의 음성을 인식해 원어민의 발음과 어느 정도나 유사한지 알려준다. 질문에 대답을 못하거나 억양·발음이 틀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아, 보다 집중해서 듣고 말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말하는 즉시 피드백을 받아 영어 학습을 재미있게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원어민과 대면해 얘기할 기회가 필요하면 온라인 화상수업을 활용하면 된다. 수준에 맞는 수업을 선택한 후 시간을 늘려나가면 자신감도 생기고, 영어를 의사소통의 도구로 인식해 학습동기가 강해질 수 있다. 혼자 배우는 과정에서 자칫 굳어질 수 있는 잘못된 발음을 교정 받는 것도 가능하다.



온라인학습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수업을 미루거나 한 번에 몰아서 할 수 있으므로 부모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저학년이라면 부모가 아이와 함께 공부할 시간·내용·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2학기 월·수·금에는 방과 후 오후 5~6시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화·목에는 전일 수업 내용을 복습하는 방식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된다.



집에서 영어 사용 환경 만들어 흥미 이어가야



집에서 영어로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환경은 아이의 영어 말하기 능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흥미를 이어가게 도와야 한다. 이 교수는 “동사구나 명사구처럼 단위군으로 영어를 알려줘야 영어 말하기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우유(Milk), 엄마(Mama), 뛰어봐(Run)처럼 단어만 익혀도 되지만, 5~6세부터는 “Milk를 마셔봐”를 “Drink Milk”로, “여기 Jump”를 “Jump Here”로 바꿔 동사구 중심으로 표현을 확장해야 한다.



집의 한공간을 영어만 사용하는 EOP(English Only Policy) 구역으로 설정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EOP구역의 가구나 사물에 영어 카드를 붙이고, 사용할 때 마다 영어로 얘기하는 방식이다. 일주일에 1~2회 정도 시간을 정해 아이가 교재나 책의 내용을 외워 발표하거나, 상황을 주고 혼자 말해보게 하는 것도 좋다. 랭콘잉글리쉬 강시현 본부장은 “영어로 들은 내용을 요약·발표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직접 과학실험을 해보고 실험의 가설·과정·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발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수학문제 해결방법을 영어로 발표하거나 분리수거의 필요성과 같이 아이들에게 친근한 소재의 시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발표·토론해보는 것도 유익하다”고 조언했다.



● 영어 말하기 잘하는 방법



① 과학·예술·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② ‘I want to~’ ‘You have to~’처럼 대화의 기본 뼈대가 되는 문형을 확실히 익힌다.

③ 다양한 문형을 공책에 정리하고, 단어를 넣어 문장 만드는 연습을 한다.

④ 본인의 영어 말하는 소리를 녹음해 원어민과 발음·억양을 비교해 본다.

⑤ 동사구·명사구처럼 단위군으로 영어를 익힌다.

⑥ 집에 영어만 사용하는 구역을 만든다.

⑦ 일주일에 1~2회 영어발표 시간을 통해 발표력을 향상시킨다.



▶ 도움말=한국외대 영어학과 이선우 교수, 정철어학원주니어 도곡캠퍼스 강은정 원장, 튼튼영어마스터클럽 김형찬 연구원, 랭콘잉글리쉬 강시현 본부장





[사진설명] 전문가들은 “영어 말하기를 잘하려면 책과 신문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어학원에서 원어민 교사와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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