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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시바우 “2007 남북 정상회담은 노무현 백조의노래”

중앙일보 2011.09.05 00:54 종합 14면 지면보기



위키리크스, 미 외교전문 25만건 공개
남·북, 한·미 관계



어산지











버시바우











김정일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일(현지시간) 보유하고 있던 미국 외교전문을 모두 공개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공개된 미 외교전문은 모두 25만1287건에 이른다. 위키리크스가 한꺼번에 외교전문을 공개한 이유와 관련, 일부에서는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40)가 외교전문 파일 보호를 위해 설정했던 비밀번호가 해킹에 의해 풀렸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다음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 중 한국 관련 주요 내용.



 위키리스크가 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대북 포용정책을 펼쳤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강경론을 주장하던 미국과 적잖은 마찰을 빚었다. 2007년 10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 대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백조의 노래(swan song·최후의 작품)’”라고 본국에 보고했다. 그는 정상회담 합의문인 10·4 선언 이튿날인 5일자 서울발 비밀 외교전문에서 “10·4 선언은 정상회담에서 이룬 것에 대한 보고서가 아닌 노 대통령의 ‘백조의 노래’”라며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선 정치적인 승인과 재원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앞서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어진 핵실험 때도 양국 사이에는 이견이 있었다. 미국은 미사일 발사 이후 11일로 예정돼 있던 장관급 회담을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남북대화를 예정대로 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응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버시바우 대사)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현 유엔 사무총장)은 “회담은 북한에 강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7월 11일 부산에서 제19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예정대로 열렸지만 북측은 미사일 문제를 제기하는 우리 측을 비난하며 회담 결렬을 선언했다.



 2008년 김정일 와병설 직후 미국이 북한의 급변 사태를 대비한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버시바우 대사는 김 위원장의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9월 9일) 행사 불참으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직후, “‘한·미 간에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실질적인 계획이나 논의가 없다’는 한국 당국자의 지적이 있다”며 “(김 위원장 와병설이) 한국 정부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정기적인 협의를 시작할 필요를 보여준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 정부가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해 급변 사태에 대한 한국 내부의 논의와 한·미 간 논의를 금지했다”고 덧붙였다.



 “내심 중국을 경계하고 있다”는 김정일의 대중관도 다시금 확인됐다. 2009년 8월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의 오찬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을 믿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2007년 대선 정국도 분석=주한 미 대사관이 2007년 1월 워싱턴에 보낸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이라는 전문에는 당시 각 당의 대선 후보들과 판세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는 “1960~70년대 경제 발전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이 장점”이라며 “하지만 여성이라는 사실이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은 한 정치학자의 이견도 소개했다. “박 전 대표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성별이 대선 출마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며 특히 그는 여성 이전에 박 전 대통령의 딸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익재·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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