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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 캠퍼스에선 지금 학문 융·복합 바람

중앙일보 2011.09.05 00:45



소프트웨어융합학과·미디어학부·금융공학부…실용형+창의형 인재 산실로















아주대는 제2의 다산(茶山) 정약용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를 쓴 철학자이자 화성을 설계한 건축가며 기중기를 발명한 과학자로 평가 받는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처럼 영역을 넘나들며 실용적 창의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기르겠다는 의지다. 아주대가 건학 이념의 하나로 강조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정확한 고증과 사실에 토대를 두는 과학적·객관적 학문 태도)와 맞닿아 있다. 이를 위해 지금 아주대 캠퍼스에선 학문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통합을 제시하는 융·복합 학문 재편이 한창이다. 그 중 소프트웨어융합학과, 미디어학부, 금융공학부가 실사구시 융·복합의 이정표를 세우는 선두에 서 있다.

 

소프트웨어융합학과로 제2의 스티브 잡스 육성



 소프트웨어융합학과는 아주대가 올해 정시에서 첫 신입생(30명)을 선발하는 신설 학과다. 아이폰으로 세계 정보통신기술의 흐름을 바꿔 놓은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기르겠다며 뛰어들었다. 소프트웨어융합 분야에선 국내 대학 중 처음이자 유일하다. 기술·산업·서비스 간 융·복합을 도모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도전이다.



 아주대 정보통신대 노병희(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기존의 기계적인 프로그래밍 수준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를 융합하는 엔지니어를 길러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융합학과는 지식경제부 주관 서울어코드(4년제 대학 컴퓨터·정보통신기술 분야 공학교육을 국가 간에 상호 인증하는 국제협의체) 활성화사업에 선정됐다. 앞으로 7년 동안 총 38억원을 지원받아 소프트웨어융합 인재를 기르는 데 주력하게 된다.



 육성할 인재는 소프트웨어융합 신규 제품과 사업을 기획하는 소프트웨어융합 고급 아키텍트와 이를 설계·개발하는 소프트웨어융합 엔지니어다. 이를 위해 대학원 과정의 실무 중심 교육과 전공 강화 교육을 학부로 확대했다. 그 예가 ▶졸업학점(128점에서 140점)과 전공 과목 확대 ▶C학점 이하는 재수강으로 부족한 능력을 보완하는 A·B·F학점제 도입▶대학원생과 고학년생이 일대 일로 가르치는 파워튜터링 시행▶실무역량을 키우는 과제수행·토론식 수업 진행▶ 현직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주제별 과제를 연구하는 산업체 인턴십제▶영문국문 기술문서 작성법 등이다.



 노 교수는 “모바일·국방·의료·자동차 분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시스템의 융합에 관한 연구가 대학원 과정에서 상당 기간 진척돼 소프트웨어융합학과의 저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의 1대 1 소수정예 교육으로 세계기업들이 찾는 인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학부 기술+실무로 그래픽스 선도



 미디어학부는 공학이론을 바탕으로 한 컴퓨터 활용능력으로 컴퓨터 게임, 3D 애니메이션, 디지털 영상, 웹 디자인 콘텐트를 만드는 분야다. 인재 개발에 매진하는 우리나라가 굴뚝산업을 대체할 미래 부가가치 산업의 하나로 주목하고 있는 투자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문화기술 연구개발비로 전년보다 20% 늘린 771억원을 투입했을 정도다.



 아주대는 이를 예견한 듯 1998년 미디어학부를 개설하고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멀티미디어 분야를 전공으로 선보였다. 기획부터 시나리오, 컴퓨터 플랫폼, 이미지, 사운드, 특수효과 등 각종미디어 기술을 융·복합하는 인재를 기르고 있다. 최근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사용자 중심의 상호작용 기술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주대 미디어학부 김효동 교수는 “전임교수가 14명이며, 전공과목에서 전임교원 담당강좌 비율이 69.7%에 이른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미디어분야 융합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체계를 갖춘 덕이다. 아주대 미디어학부는 컴퓨터 그래픽스분야에서 특히 강하다. 퍼듀대 경민호, KAIST 신현준, POSTECH 이윤진·최정주 교수들이 컴퓨터 그래픽스를 전담 지도하고 있다. 여기에 오규환 넥슨 게임개발실장, 김지은 넥슨 사운드 디렉터, 석혜정 서울비전CG디렉터, 고욱 ITRC 게임애니메이션센터장 등 산업계를 거친 교수진까지 가세해 실전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넥슨 위젯스튜디오에서 신규게임 프로젝트 기획자로 근무하는 정혜진(26·미디어학부 2009년 졸업)씨는 “기획자에게 필요한 다방면의 실무를 체계적으로 교육받기 때문에 재학생들이 멀티미디어 경진대회를 휩쓸고, 온라인 게임개발사들이 졸업생을 유치하려고 애쓴다 ”고 자랑했다.



 다양한 연수프로그램도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한 몫 한다. 미국·영국·중국·호주로 장기해외연수를 보내 선진기술을, 엔씨소프트·삼성전자·LG전자·티맥소프트와 같은 국내 굴지의 IT업체에 4개월 이상 인턴십을 보내 실무를 각각 익히게 하고 있다.



금융공학부 경제·수학·컴퓨팅 융합으로 차별화



 금융공학은 금융자산·금융파생상품 설계, 가치 평가, 금융기관 위험 관리 등을 수학적 방법으로 해결을 모색하는 현대적 학문이다. 아주대엔 2009년 학부과정으로 첫 개설됐다. 오늘날 금융공학은 경제학·경영학·수학·컴퓨터가 결합된 대표적인 융합 학문이다. 그 덕에 계열별 교류를 시도하는 타 대학과 달리 금융공학부엔 문과와 이과 출신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최근엔 경제·경영으로 진로를 바꾼 과학고 출신 학생들까지 입학하고 있다. 과학고 출신 송하나(20)씨는 “경영·경제에 수학과 컴퓨터 프로그래밍까지 배워 경제현안을 보는 사고의 폭이 크다”고 말했다.



 학부생들의 하루는 ‘글로벌 금융 이슈’ 프로그램에 따라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시작된다. 조별로 경제 현안을 정하고 국내·외 자료를 조사·분석한다. 2학년 윤효빈씨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을 국내·외 뉴스와 통계자료에서 찾아본 뒤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응방안이 시장에서 실제 어떤 반응을 가져오는지에 대해 조사 분석해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과서 이론으로만 그칠 수 있었던 내용을 실전감각으로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첨단 트레이딩 시스템도 실무능력을 높여준다. 국내·외 뉴스와 증권시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 장착된 컴퓨터 모니터가 한 책상에 3~5대씩 장착된 교육기자재다. 투자론에서 배운 이론을 모의투자상황에서 운용해볼 수 있다. 특성화학과인 금융공학부는 학·석·박사 연계과정으로 운영돼 입학 뒤 5년 만에 석사 7년만에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미국의 스토니브룩대와 일리노이공과대, 호주의 선샤인코스트대와 복수학위제도 운영하고 있다.



 아주대 원동철 금융공학부장은 “현대 금융전문가의 핵심기술로 주목 받으면서 졸업생들이 투자은행·컨설팅사·햇지펀드·기업재무와 같은분야로 많이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아주대 대학원 정보컴퓨터공학부 서윤(석사과정)씨, 디피쉬(Deepesh) 연구교수, 손유진(석사과정)씨(왼쪽부터)가 외부에서 실내 온도·습도를 조절하는 무선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오른쪽은 금융공학부 학생이 트레이딩 시스템을 보며 증권시황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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