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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이창호의 살(殺)의 바둑

중앙일보 2011.09.05 00:01 경제 15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

○·이창호 9단 ●·쑨리 5단












제5보(46~56)=흑▲로 잡자 숨도 안 쉬고 46으로 나간다. 느릿한 이창호 9단의 승부 호흡과는 전혀 다른 격렬한 백병전이 전개되고 있다. 무엇보다 46은 ‘살(殺)의 바둑’이란 점이 구경꾼의 심금을 흔든다. 세계를 놀라게 한 계산의 천재 이창호도 요즘엔 계산이 잘 안 된다. 특히 지금 마주 앉은 쑨리(20) 5단처럼 어린 기사들을 만나면(계산은 어릴수록 잘 한다) 더욱 후반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진다. 이창호가 일찌감치 살의 바둑을 들고 나온 것은 그런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48과 50을 선수하고 52로 끊어 옥집을 만든다. 54(백△의 곳)로 먹여 치고 56으로 막자 흑 대마가 포위됐다. 얼핏 수가 길어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과거엔 이창호가 수상전을 펼치면 무조건 ‘이창호 승’으로 단정했다. 조심성 많은 이창호는 여간해서 수상전 같은 극단의 선택을 하지 않는다. 101% 자신이 있을 때만 한다. 옛날엔 그랬다. 그렇다면 지금 수상전은 어떤 것일까.



 ‘참고도 1’ 흑1, 3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단이다. 그러나 백4 먹여 치고 6으로 조이면 흑은 백을 잡을 수 없다. ‘참고도 2’처럼 빅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하나 A, B가 모두 선수여서 이 그림은 흑이 망한 것이다. 쑨리의 장고가 길어지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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