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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한국 현대무용 1세대 박외선 여사 별세

중앙일보 2011.09.05 00:00 종합 31면 지면보기



마해송의 아내, 마종기 시인 어머니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이던 1957년의 박외선씨. 오른쪽은 당시 연세대 의예과 1학년생이던 마종기 시인. [문학세계 제공]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이자 재미(在美) 시인 마종기씨의 모친, 아동문학가 마해송(1905∼66) 선생의 아내인 박외선(세례명 세실리아) 여사가 3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96세.



 1915년생인 고인은 마산여고 3학년 때 최승희의 공연에 반해 무용가의 길을 걸었다. 서울로 올라가 최승희의 추천으로 일본 도쿄의 다카타 세이코 무용연구소에 들어가 4년간 발레와 현대무용을 배웠다. 당시 일본에서 월간지 ‘모던 닛폰’ 사장 겸 문예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편집장으로 활동하던 마해송 선생을 만나 그로부터 무용 공연의 후원을 받은 게 계기가 돼 결혼했다. 해방 직전 고국에 돌아와 53년부터 77년까지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며 숱한 무용가를 키웠다. 원로 무용가 육완순씨 등이 그의 제자다.



 고인은 미국 뉴욕의 ‘마사 그레이엄’ 현대무용연구소에서 강습을 받은 후 62년 이를 국내에 소개했고 63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화여대에 무용과를 열었다. 같은 해 출간한 『무용개론』은 국내 최초의 무용이론서다. 77년 퇴직금 전액을 ‘박외선장학금’으로 이화여대에 기증하기도 했다. 78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는 무용강습회를 열었다. 2003년 한국 정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고인의 장남인 시인 마종기씨는 한국 시간으로 4일 오전 한국 문단의 동료·후배들에게 e-메일을 보내 조용히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고통 받지 않으시고 조용히 잠드신 채로 돌아가셔서 우리 유족은 조금은 위로가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유족으로 딸 마주해씨가 있다. 장례식 및 영결미사는 6일 오전 시카고의 정하상 바오로 한인 성당에서 열린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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