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덕현 쓰러진 톱10 꿈

중앙일보 2011.09.03 01:30 종합 8면 지면보기



두 종목 겹치기 출전 무리
세단뛰기 예선서 발목 다쳐
멀리뛰기 결승도 포기



남자 세단뛰기 예선에 출전한 김덕현이 3차 시기에서 발목을 다친 뒤 모래 위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김덕현은 탈락했고, 멀리뛰기 결승도 포기했다. [대구=연합뉴스]





착지를 한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은 왼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얼굴은 심한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김덕현이 2일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세단뛰기 예선에서 탈락했다. 세 차례 시기 모두 구름판의 파울 라인을 넘어 실격당했다. 3차 시기에서는 구름판을 밟다가 왼 발목을 삐었다.



 NM(No Mark), ‘기록 없음’으로 경기를 마친 김덕현은 들것에 실려나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결국은 오후 7시20분에 시작되는 멀리뛰기 결승도 포기하고 말았다.



 남자 세단뛰기에서 12위로 결승에 진출한 셰리프 엘 셰리프(우크라이나)의 기록이 16m81㎝였다. 김덕현의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은 16m99㎝였고, 컨디션도 좋았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덕현은 불운했다. 일정이 빡빡했다. 이날 하루 새 세단뛰기 예선(오전 10시30분)과 멀리뛰기 결승을 다 뛰어야 했다. 세단뛰기와 멀리뛰기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용하는 근육과 기술이 다르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종목에 휴식 없이 출전하면 다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세단뛰기에 출전한 31명 중 멀리뛰기까지 출전한 선수는 김덕현과 윌 클레이(미국)뿐이다.



 김덕현의 주종목은 세단뛰기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해 9위에 올랐다. 17m10㎝의 한국 기록도 2009년에 그가 작성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예선 탈락하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5위에 그쳐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다. 대회를 앞두고는 빡빡한 일정에 적응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훈련도 했다. 그러나 불운에도 대비하지는 못했다.



 김덕현은 이번 대회에서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모두 톱10 진입을 노렸다. 1일 멀리뛰기 결승에 오른 뒤엔 “8위 안에 들겠다”는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부상으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김덕현은 트랙과 필드 부문의 국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결승에 올라 한국 육상에 한 가닥 희망을 안겼다. 미완으로 끝났지만 김덕현의 도전은 분명 아름다웠다.



대구=김우철 기자



◆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특별취재팀=장치혁(팀장)·한용섭·허진우·김종력·오명철·김우철(이상 취재)·이호형·조문규(이상 영상부문)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