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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Biz] 스타벅스를 흑자로 되돌린 CEO, 하워드 슐츠의 ‘특별한 선언’

중앙일보 2011.09.03 01:30 주말섹션 8면 지면보기
워싱턴 정가에 한 기업가가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기업들의 정치인 기부 중단을 주창하고 나선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그 주인공이다. 의회가 국가 부채를 해결할 때까지 정치 기부금을 내지 말자는 그의 호소에 이미 100개 이상의 기업이 동조 의사를 밝혔다. 이로 인해 미국 정치인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최근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만큼 위력적이다. 2000년 CEO 자리에서 사임했던 슐츠 회장은 경제위기로 주가가 42%나 하락하는 등 스타벅스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지자 2008년 1월 CEO로 전격 복귀했다. 3년 만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 경제를 살리자는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시애틀 소재 스타벅스 본사 8층 집무실에서 하워드 슐츠 회장을 만나 그간의 과정을 들었다.


정치인에게 기부하느니 일자리 만들겠다

글=LA중앙일보 최상태 기자

사진=LA중앙일보 윤신혜 기자















●정치 기부 중단 선언의 충격파가 큽니다.



 “미국의 경제 위기 극복이 늦어진 데는 당파적인 정치 리더십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운명에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방관할 수가 없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현재 미국은 9.2%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소수계의 경우는 더욱 높습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당파적 의제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기업들은 그런 정치인들에게 기부하느니 일자리를 더 만드는 데 직접 투자하는 게 낫다는 것이지요.”



 슐츠는 지난달 15일 “의회와 대통령이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마련할 때까지 정치인들에게 기부하지 말자”는 내용의 e-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고, 미국 기업들이 잇따라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스타벅스를 포함해 미디어 그룹인 아메리카온라인(AOL), 미국 나스닥거래소를 운영하는 나스닥OMX 그룹, 뉴욕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NYSE-Euronext) 등 1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없이 스타벅스를 창업한 것과 다시 컴백해 회사를 살리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어려웠나요.



 “CEO로 다시 돌아와 회사를 개혁하는 것이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에는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을 타게 됩니다. 사업적인 탄력이라고 할까요. 또 그때는 오직 가능성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CEO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회사의 모든 부분을 다시 개혁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3년간의 힘든 구조조정이 끝난 지금, 스타벅스는 창립 이래 가장 크게 성장하고 강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하고 있지만 절대 겸손함을 잃지 않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제가 자주 되새기는 문구가 있습니다. ‘성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획득하는 것이다(Success is not entitled, and it has to be earned, everyday.)”



 1987년 슐츠가 인수합병한 스타벅스는 2000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7년 방문 고객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총체적 위기에 휩싸였다. 2000년 사임했던 슐츠는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고자 2008년 1월 8년 만에 CEO로 전격 복귀했다. 지난 3년 동안 스타벅스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초유의 혁신 프로젝트를 감행해 흑자로 돌려놓았다. 현재 스타벅스는 54개국 1만6000여 개 매장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개혁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부닥쳤을 텐데요.



 “모든 비즈니스에는 어려운 고비가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이 잘돼 가는 순간에도 어려움에 맞서야 할 지속적인 도전들이 항상 존재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상황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를 하고 그에 맞는 훈련이 돼 있느냐는 것이죠. 무엇보다 실패로부터 배워서 또다시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회사가 가지고 있는 ‘가치’라는 렌즈를 통해 그 문제들을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올해 초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받은 인상은 어땠나요.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한국은 첫 방문이었는데 이전까지 갖고 있는 관념을 바꾸는 계기가 됐지요. 눈부신 국가 성장과 국민의 근로윤리는 정말이지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스타벅스 성장은 우리에게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한국에 스타벅스 1호점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한국인들은 이미 스타벅스를 잘 알고 있었더군요. 지금은 훌륭한 파트너십과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결과로 한국 내 지점이 거의 400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벅스 이미지와 명성을 잘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인 특유의 열성 영향이 컸습니다.”



●아시아 특히 중국 커피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습니다.



 “중국 스타벅스 시장은 사실상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될 겁니다. 현재 우리는 중화권 전체에 900개 지점이 있고, 중국 본토에만 대략 500개 지점 정도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급속히 성장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중국 시장은 상당히 복합적이어서 아주 조심스럽게 운영해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에게 존경을 얻어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경우와 비슷합니다. 이러한 시장의 특성상 단기간의 미래만 내다보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성공에 목표를 두고 있죠. 지난 40여 년 동안 스타벅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가능성과 자선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왔습니다. 그리고 투명성을 지켜왔죠. 이를 세계적으로 활성화시키고자 합니다. 직원에게 친절한 회사, 사람들이 존경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스타벅스의 근본적인 목표입니다.”



●통상적으로 중국은 ‘차를 마시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같은 인식을 어떻게 바꾸셨나요.



 “그렇죠. 중국에선 차 문화가 강합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도 중국 시장에서 거의 12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커피와 관련된 소비자 행동의 엄청난 변화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아마 10여 년 전만 해도 스타벅스는 만남의 장소일 뿐이었습니다.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오고 있어요. 이제는 아침이면 커피를 마셔야 하는 의식으로까지 발전했죠. 물론 중국을 차를 마시는 나라에서 커피로 대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지만 어쨌든 중국은 우리에게 무한한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커피숍 회사의 CEO인데요. 하루에 커피는 얼마나 마시나요.



 “아마도 4~5잔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항상 스타벅스에서요! 하하.”



●스타벅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료는 무엇입니까.



 “프렌치 수마트라입니다. 모든 지점에서 항상 주문할 수 있는 메뉴는 아닙니다.”



●커피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커피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커피는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커피와 비슷한 다른 음료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요. 커피는 로맨틱 음료입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져오고, 더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매일 소비하는 음료이기도 하죠. 다시 말해 커피는 인간의 삶, 공동체와 관련돼 있어요. 그리고 이 커피는 내 인생에 엄청난 축복을 가져다주었죠. 확연하게요.”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공에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돌이켜보면 나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사업가가 되어서 무엇인가를 창조해내겠다는 본성 같은 것 말이죠. 첫 직장생활을 제록스(대형 복사기 업체)에서 했었죠. 대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떻게 시스템화돼 있는지에 대해 정말 값진 훈련을 받을 수 있었고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제록스를 그만둘 때도 단지 그 회사를 떠난다는 생각보다 그동안 기다려왔던 무엇인가를 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당신 인생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 어머니가 아닐까요? 공교육을 받지 않으셨지만 항상 세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꿈이 현실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셨죠. 또한 내 어머니가 바로 그 가르침의 실제적인 증인이었죠. 다시 말해 당신이 특별하게 혹은 부유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해도 자신의 영감 어린 도전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어요.”



●빈민가였던 브루클린 출신입니다. 현재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 부분은 항상 많은 연설과 대화에서 나누고 있어요. 가난한 배경에서 자란 당사자로서 남보다 눈에 띄게 가난하면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되는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런 가난 때문에 자신이 품고 있는 꿈도 이룰 수 없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잘못입니다. 단순히 가난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직업적인 기회는 누구에게나 얼마든지 주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깊이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꿈을 크게 가지고, 더 큰 꿈으로 키워가야 합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꿈을 방해할 수 없는 것이죠. 동시에 인맥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관련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정보도 얻고, 자신의 능력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기회의 장을 열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가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가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현대사회는 이러한 환경에 있어서 기술개발의 혁신과 더불어 컴퓨터, 정보 등과 비교해볼 때 내가 어렸을 적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성장 환경에 비춰볼 때 그들에게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만일 바리스타로서 전 세계 스타벅스 지점 가운데 한 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1호점 파이크 플레이스 지점이죠. 개인적으로 스타벅스의 혼이 담겨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입니다. 사실 어제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만약 할리우드에서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으세요.



 “온워드(Onward·최근 발간한 자서전 제목과 같다.) 이 단어는 25년 전부터 사용해 왔어요. 이 제목이 뜻하는 것은 프로그레스 즉 미래, 진전하는 것,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긍정적인 단어죠.”



●스타벅스의 10년 뒤 모습은 어떨까요.



 “스타벅스는 앞으로도 가장 훌륭한 제품을 가지고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의 능력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에서 더 많은 지점과 공급선을 연결해 더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 중심에 항상 커피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죠. 지금의 우리는 미래의 스타벅스를 고려한다면 아주 이른 시기(early stages)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 컬버 스타벅스 인터내셔널 사장



“24시간 장사 잘되는 한국

스타벅스엔 중요한 시장”












미국 시애틀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 본사 건물은 현지에선 랜드마크로 통한다. 건물 꼭대기에 웬 여인의 얼굴이 마치 수면 위로 나타나듯 반원 모양으로 솟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스타벅스 로고의 주인공인 ‘세이렌(바다요정)’이다.



 스타벅스의 녹색 로고는 맥도날드의 ‘황금 아치(M 모양)’와 더불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내가 아는 장소’를 발견했다는 친숙함을 준다. 하지만 벌써 성형만 세 번째다. 1971년 시애틀 파이크플레이스 1호점이 세워졌을 때만 해도 바탕은 녹색이 아니라 커피색을 상징하는 갈색이었다. 원 안에는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홀려 익사하게 만든다는 신화 속 요정 세이렌이 그려졌다. 가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두 개의 꼬리는 양쪽 옆으로 활짝 펼쳐져 외설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래서일까. 스타벅스는 성장에 박차를 가하던 1987년 처음으로 로고를 바꾼다. 바탕색을 녹색으로 바꾸고 세이렌의 긴 머리를 앞으로 내려 가슴을 가리고 배꼽만 드러내게 했다. 사실감 넘치던 꼬리도 두루뭉술하게 단순화시켰다. 두 번째 로고 변경은 스타벅스가 미국 나스닥 주식시장에 상장한 1992년에 이뤄졌다. 세이렌의 배꼽이 완전히 가려졌고 꼬리도 양옆으로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단순·추상화됐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이 절정에 달한 때인 만큼 하나의 기호 같은 심플함과 세련미를 강조하려는 전략이었다. 그 뒤 9년 만인 올해 3월, 스타벅스는 세 번째 새로운 로고를 내놨다. 가장 큰 특징은 세이렌 주위에 새겨졌던 ‘스타벅스 커피(STARBUCKS COFFEE)’라는 글자들이 사라진 것.



 하워드 슐츠 CEO는 “굳이 스타벅스 커피라는 말을 넣지 않아도 누구나 이 표시가 스타벅스라는 것을 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로고 변경이 갖는 진짜 의미는 사업 다각화와 시장 확대다. 슐츠 회장 역시 “스타벅스가 커피전문점에서 벗어나 음료나 아이스크림 등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며 이를 공식화했다.



 일례로 지난해 분말 커피인 비아(VIA)를 출시한 데 이어 오는 11월에는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캡슐 커피를 선보일 계획이다. 비아는 오는 16일부터 한국에서도 판매된다. 다음은 시애틀 본사에서 만난 존 컬버(사진) 인터내셔널 사장과의 일문일답.



●로고 변경이 의미심장하다. 스타벅스의 핵심이 바뀌는 건가.













“절대 아니다. 우리의 중심은 커피다. 가장 좋은 커피를 세계 어디에서든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커피의 품질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하지만 제품을 다각화한다고 하지 않았나.



 “다각화 대상은 오직 음료와 음식이다. 게다가 커피와 잘 어울려야 한다.”



●한국에서는 스타벅스 외에도 카페베네 등 토종 커피점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데 신경쓰이지 않나.



 “경쟁은 언제나 환영한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최상위 3%의 커피만을 사용한다. 우리가 선두 기업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에서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우리 가격이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원두 값이 올랐지만 당분간 한국에서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 한국은 우리의 전략적 시장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왜 그런가.



 “슐츠 회장과 전 세계 스타벅스를 다녀봤지만 한국처럼 24시간 매상이 유지되는 곳은 드물다. 미국만 해도 아침 출근시간이 지나면 매상이 뚝 떨어진다. 2016년까지 한국 내 매장을 7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매장 내 흡연구역은 안 만드나.



 “안 된다. 다른 냄새 없이 오로지 커피 향만 있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정책이다.”



시애틀=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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