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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2011.09.03 01:28 종합 10면 지면보기
경찰의 공권력 투입으로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지난 4년간 제주도 주민은 기지를 둘러싼 오해와 소문 때문에 둘로 갈라졌다.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한다.


관광 방해? … 하와이·나폴리도 해군기지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 기지인가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 미사일방어(MD) 체제에 활용돼 미국·중국 간 대립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고 반대론자는 주장한다. 중국을 자극하고 동북아 군비 경쟁을 부추겨 한반도를 위태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기지는 자주국방에 대한 군(軍)의 의지를 담고 있다. 국방부 이용대 전력정책관은 “미 해군의 지원 없이도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 대륙붕에서의 주권과 국익을 보호하는 데 제주기지가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군은 제주도에 해군기동전단을 전진 배치하지 못하면 남방 먼바다에서의 해상 충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제주기지는 미국에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중국과 가깝고 중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어 항공모함이나 구축함을 전진 배치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기지 건설로 환경파괴 되나



 ‘부지 내 개울에 맹꽁이와 멸종 위기 붉은발말똥게가 산다’ ‘항구 앞바다에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이 있다’.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내세우는 환경 문제다. 해군은 이런 주장이 제기되자 말똥게 전체를 포획해 인근 약천사 옆 개울로 옮기는 중이다. 연산호는 역시 반대세력이 중요시하는 이슈다. 그러나 7월 초 야 5당 조사단이 직접 바다에 들어갔지만 연산호를 찾지 못했다. 2007년과 2008년 사계절 환경영향 평가를 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관광지 ·군사시설과 공존할 수 있나



 세계적 미항이자 관광지인 미국 하와이와 샌디에이고, 이탈리아 나폴리, 호주 시드니 등은 해군의 전진기지다. 하와이에는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는 화이트비치 해군기지가 있다. 두 섬 모두 1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 휴양지다. 제주해군기지 안에는 크루즈 선박이 계류할 수 있는 전용터미널이 들어선다.



◆해군기지 선정 과정은 잘못됐나



 반대 측은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해군기지 유치 신청을 결정한 2007년 4월 26일 마을 총회가 향약 규정에 벗어난 것이어서 무효라는 논리다. 향약 규정에는 총회 공고 기일이 7일인데 4일만 공고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윤태정 당시 강정마을 회장은 “총회는 향약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참석자 100여 명이 해군기지 유치 신청에 거의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말했다. 반대 측은 제주도가 마을 총회 이후 17일 만에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후보지로 정한 것은 사전에 모의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당시 도민 1500명과 강정(대천동), 위미(남원읍), 화순(안덕면) 주민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강정마을은 찬성 56%, 반대 34.4%로 후보지 3곳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높았다. 반대 측은 이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조사 대상이 1000명으로 적고 노인이나 어린이만 있는 낮에 조사한 점 등을 이유로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



제주=최경호·신진호 기자



◆제주 해군기지=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 해안 48만㎡(육지 28만㎡·해안 매립 20만㎡)에 9770억원을 들여 2014년 완공 계획이다. 항만은 부두 2400m와 방파제 2500m를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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