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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횡령설 … ‘신지식인 1호’ 심형래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11.09.03 01:08 종합 18면 지면보기



‘영구아트’ 직원들 의혹 제기



심형래



‘신지식인 1호’ ‘한국형 SF의 개척자’ 등의 찬사를 받던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53)씨가 데뷔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심각한 재정난으로 직접 설립한 영구아트와 집이 압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원들의 임금을 체납했다는 진정이 제기돼 노동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도박설, 가스총 제조설, 장부 조작설까지 제기됐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구아트 전 직원 4명은 2일 낮 12시 서울 강서구 오곡동 영구아트SF영화연구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심 감독의 도박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며 “심 감독은 밀린 임금 약 8억원을 지급하고 직원들에게 사과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심 감독이 정선 카지노에서 여러 차례 회사 돈을 썼다고 주장했다. 정선 리무진 택시가 밤늦은 시각 회사로 와 심 감독을 태워가는가 하면 회사 재무팀에 최소 1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송금을 요구해 보낸 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또 근무시간에 심씨 부인의 의류가게 인테리어를 해주거나 가스총을 제작하는 등 영화와 관계없는 업무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심 감독이 20억원으로 책정된 영화 제작비를 150억원으로 부풀려 외부에 공개하는 등 장부 조작을 해왔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현재 영구아트는 폐업해 직원이 한 명도 없으며, 압류된 영구아트 건물은 14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직원들은 설명했다.



 198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심 감독은 96년 ‘영구아트’를 설립했다. 이후 3년 만인 99년 정부로부터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되는 등 성공한 감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제작한 영화 ‘디워(2007)’와 ‘라스트갓파더(2010)’가 투자 대비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빚더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지난 5월 ‘디워’ 제작비와 관련해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이 심씨를 상대로 낸 대출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피고는 은행에 25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심 감독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또 최근 직원 43명이 노동청에 “심씨가 임금 8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진정을 내 심 감독이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심 감독의 빚이 60억여원에 달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심 감독은 일부 지인에게 “음해성 말들이 너무 많다. 추후 사정을 알리겠다”는 말을 남긴 채 연락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지혜 기자



◆신지식인=1999년 김대중 정부가 ‘학력이 낮더라도 자신만의 노하우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 진정한 지식인’이라며 시작한 운동. 심형래씨를 비롯해 집배원 장형현씨 등 3000여 명이 선정됐지만 세간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현재는 유명무실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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