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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반장은 유재석” 42% … 책임감이 강해보이니까

중앙일보 2011.08.31 03:24 Week& 2면 지면보기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치러야 할 첫 번째 공식 행사는 반장 선거다. 요즘 초등학교에는 한 학급에 3분의 1이 넘는 학생이 반장 선거에 출마하고 선거 유세도 치열하다.


초등학생 300명에게 물었더니

초등학생 유권자들이 원하는 반장은 어떤 모습일까. 반장 선거를 앞둔 초등학생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열려라 공부’ 팀이 나섰다. 취재 기간(2011년 8월 24~25일)에 아직 개학을 하지 않은 초등학교가 대다수라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대신 교육업체 홈페이지를 활용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두산동아가 운영하는 완두콩수학(www.congstudy.com)의 초등학생 5~6학년 회원 300명이 설문에 응했다.















‘반장이 갖춰야 할 소양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르라는 설문에 300명 중 202명이 ‘책임감’을 꼽았다. 압도적인 1위다. 이유로는 ‘학급 전체의 의견을 조율하고 선생님을 도와야 하는 자리’라며 반장의 의무를 들었다. 초등학생들의 이런 생각은 ‘반장으로 뽑고 싶은 유명인’을 묻는 질문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126명에게 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한 유명인은 유재석이다. 학생들은 ‘책임감이 돋보여서’라는 이유를 꼽았다. 2위는 56표를 얻은 가수 이승기였다. ‘모범생처럼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뭐든지 잘할 것 같은 ‘달인’ 이미지의 개그맨 김병만이 33표로 3위에 올랐고,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선수 역시 ‘책임감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29표를 얻어 4위를 기록했다.



대다수 학생들은 반장이 반드시 공부를 잘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반장이 ‘우수한 성적’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 초등학생은 2명(1%)에 불과했다. 서울 동산초 한혜성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반장의 성품과 끼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선거를 치러보면 공부만 잘하는 우등생보다 축구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는 등 다재다능하고 튀는 학생들이 뽑히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반장 후보자들의 선거 운동을 바라보는 시각도 냉철했다. ‘선거 운동 기간 중 지지하던 후보자에게 실망해 마음을 바꾼 경우’를 묻는 질문에 ‘평소와 다르게 가식적인 친절을 베풀 때’와 ‘가벼운 농담이나 이벤트로 눈길을 끌려고 할 때’가 각각 81표씩 얻어 공동 1위였다. 서울 원묵초 성시온 교사는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반장 후보자의 역량을 검증하는 분명한 기준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교사는 “아이들은 선거 기간 중 반짝 이벤트로 인기몰이를 하는 후보자보다는 평소에 진실하고 진중한 성품을 보여준 친구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착하다’거나 ‘나랑 친하다’는 이유로 반장을 뽑지 않는다”며 “‘선생님에게 얼마나 인정을 받는지’ ‘학급을 장악할 만한 리더십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서 객관적으로 ‘반장감’을 골라낸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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