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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불륜 뒷조사 … 재벌가 며느리 집유

중앙일보 2011.08.31 01:05 종합 20면 지면보기
후계 경쟁을 벌이는 남편을 돕기 위해 경쟁 대상인 시댁 식구들의 뒷조사를 한 재벌가 맏며느리가 징역형을 받았다. <본지 2월8일자 16면>


“남편 후계 승계에 악용”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정진원 판사는 30일 시댁 식구들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로 유리가공품 전문 생산업체인 H사 창업주의 맏며느리 이모(49)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가족의 사생활을 탐지해 약점을 알아내고 그 약점을 이용해 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과가 없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씨와 함께 개인 정보를 빼낸 세무회계법인 사무장 백모(55)씨와 심부름센터 대표 김모(37)씨에게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금융거래정보를 넘긴 은행 직원 원모(32)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2009년 10월 심부름센터를 통해 둘째 동서와 둘째 시누이 남편의 인터넷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사이트 25곳을 무단 접속했다. 남편이 회장인 시아버지의 신임을 얻지 못한 듯해 불안했던 이씨는 시댁 식구들의 불륜 관계 여부 등을 파악해 회장인 시아버지에게 알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는 또 은행 VIP 담당 직원과 짜고 시댁 식구들의 예금 잔액 등 금융거래 정보도 17차례나 무단으로 빼냈다. 그러나 이씨의 기대와 달리 시댁 식구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부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남편이 이씨 행적을 추적해 이런 사실을 회장인 아버지에게 알렸다. 회장은 며느리를 검찰에 신고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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