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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걸어가 타던 버스, 동네서 타니 너무 좋아”

중앙일보 2011.08.31 00:43 종합 23면 지면보기



버스정류소 생긴 강진 수양마을



전남 강진군 수양마을 앞까지 들어온 버스에서 주민들이 내리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예전에는 1㎞ 이상 걸어가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프리랜서 오종찬]





29일 오후 2시30분쯤 전남 강진군 신전면 수양마을 ‘수양마트’ 앞 길.



 ‘수양·삼인’이란 행선지 표지를 단 버스에서 8명이 내리자 평상에 앉아 있던 주민 4명이 반갑게 맞았다. 한적하던 동네가 금새 왁자지껄해졌다. 최동례(78) 할머니는 “심장·관절 수술을 받았고 당뇨가 있어서 강진읍내 병원에 다녀온다”며 “옛날엔 버스 타러 멀리 걷기가 힘들어 아파도 참아야 했다”고 말했다. 마트 주인 김병엽(60·여)씨는 “버스가 마을 앞까지 들어와 나들이가 편해졌다”며 “강진읍 장날(4·9일)엔 20명 넘게 버스를 탄다”고 말했다.



 수양마을에 버스가 들어온 건 7월 1일부터다. 그 전까지는 왕복 2차로의 큰길까지 1㎞ 이상 걸어(약 30분) 나가야만 군내버스(강진읍∼팔영∼석문∼신전면사무소 소재지)를 탈 수 있었다. 마을에 버스가 들어오게 된 데는 강진군의 역할이 컸다.



주작산 아래 수양마을엔 89가구 204명이 산다. 대부분이 노인이다. 절반 가량이 70대 이상이다. 30여 가구만 승용차·트럭을 가지고 있다. 박예임(79) 할머니는 “병원에 가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땐 2㎞ 떨어진 신전면사무소 소재지까지 3000원씩을 내고 택시로 오갔다”고 말했다.



수양마을처럼 버스정류장이 멀어 불편을 겪는 마을은 20여 곳이나 됐다. 강진군은 지난해 농어촌버스 운행 확대 5개년(2010∼2014년) 실행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 5개 노선에 이어 올해 수양·삼인마을(1일 2회), 작천면 교동마을(1일 3회) 노선을 만들었다. 강진군 안전관리팀 김동섭 차장은 “버스회사에 벽지·비수익 노선의 손실을 전액 보상해 주는 대신 노선을 신설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변하고 있다. 주민 복지를 위해 민간 버스업체가 꺼리는 벽지·오지 노선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등 생활 밀착형 행정을 펴고 있는 것이다. 신안군은 전국 최초로 농어촌버스 완전 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2007년 5월 임자면을 시작으로 14개 섬에서 운행하던 14개 업체 버스 23대를 8억4000여만원에 인수, 사실상 직접 운영하고 있다. 정승일 신안군 교통행정담당은 “한 해 16억원 가량이 협의회에 지원된다”며 “결행이나 운행 중단이 잦고, ‘요금이 비싸다’는 민원이 많아 군에서 직접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가려운 곳을 긁어 주기도 한다. 광주시 동구 대인시장 상인들은 “시장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이 금지돼 수 백m를 돌아야 한다”며 10년 넘게 민원을 제기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7월 광주시가 광주경찰청과 협의해 좌회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강 시장은 취임 이후 매주 금요일 시민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총 55차례의 만남에서 845명의 시민이 강 시장과 얼굴을 마주한 채 287건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 중 120건을 마무리됐고 104건은 처리·해결을 진행 중이다.



글=유지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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