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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물놀이·데이트 코스 … 송도유원지 사라진다

중앙일보 2011.08.31 00:30 종합 23면 지면보기



2018년까지 관광단지로 재탄생



수도권 주민들의 피서지로 사랑을 받았던 인천 송도유원지가 내일 문을 닫는다. 60년대 송도유원지는 여름이면 늘 만원이었다.











송도유원지 해수욕장의 최근 모습. 전성기 때는 3만~4만 명이었던 하루 입장객 수가 4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인천관광공사 제공]













3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송도유원지. 문을 닫아 황량해진 해수욕장 주변에 10여 명의 나들이객만이 솔밭길을 산책하고 있었다. 손녀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는 임윤옥(62·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씨는 “내가 젊었을 때는 서울 등지에서 얼마나 몰려왔는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수도권 시민들의 애환이 서린 인천 송도유원지가 72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는다. 유원지 운영회사인 인천도시관광은 다음 달 1일 송도유원지를 폐장한다고 30일 밝혔다. 172억원의 누적 적자에 따른 경영난 때문이다.



 궁핍했던 시절, 송도유원지는 수도권 시민들의 데이트 코스이자 가족 피서지였다. 인공 백사장과 소나무 숲은 젊은 연인들로 늘 붐볐다. 해변의 갯벌과 아암도 등 유원지 일대 명소는 많은 사람이 추억을 묻어둔 곳이기도 하다. 당일치기로 놀러 갈 만한 데가 마땅치 않던 시절, 경인·수인선 열차를 타고 가족 나들이를 나서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송도유원지의 전성기는 1960∼80년대로 꼽힌다. 인천도시관광의 최현철 부장은 “당시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입장객이 3만∼4만 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여름에는 해수욕장을 여는 기간에도 하루 평균 입장객이 400여 명 수준이었다.



 송도유원지는 1930년대 말 일제가 경기 쌀을 인천에서 실어내기 위해 수인선을 개통하면서부터 개발됐다. 열차 이용객들을 늘리기 위해 수인선 송도역 인근에 근대식 해변 관광지를 조성한 것이다. 당시 무의도에서 트럭 30만 대분의 모래를 실어와 인공백사장까지 만들었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든 수문개폐식 해수욕장과 동물원·간이호텔 까지 갖추었다. 일제는 송도유원지를 종합휴양지로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태평양전쟁과 함께 중단됐다. 6·25 전쟁 때는 영국군의 주둔지였고, 57년 이들이 철수하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61년 국가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해수욕장을 확장하 는 등 새롭게 단장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시설투자를 못한 데다 서울대공원·에버랜드 등 대형 놀이공원까지 생기면서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해 왔다.



 인천시는 이참에 송도유원지 일대를 새로운 대규모 관광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2018년까지 1조4500억원을 들여 휴양·숙박·상업시설 등을 지을 예정이다. 시는 다음 달 해수욕장의 바닷물을 완전히 빼고 토사로 메우는 작업에 들어간다. 김길종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1차적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맞춰 경쟁력을 갖춘 21세기형 도심관광단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송도 유원지=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면적 34만㎡의 유원지. 수인선 송도역과 2㎞ 떨어졌으며 청량산과 서해를 끼고 있다. 1939년 해수욕장이 개장했으며 놀이시설과 야외극장·보트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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