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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의 투자 ABC] 유로존 경제적 통합이 더 굳세지는지 관찰해야

중앙일보 2011.08.31 00:24 경제 10면 지면보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부채 한도 증액을 기점으로 미국이 아니라 유럽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오히려 더 낮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문제가 생겨도 미국 금리가 내려가는 것을 보면 아직도 미국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당장 다음 달에 이탈리아는 약 390억 유로(약 60조6000억원)의 국채를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9월을 잘 넘긴다 하더라도 내년부터 또다시 막대한 국채 상환 스케줄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유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문제가 생긴 국가에 돈을 빌려줘서 시간을 확보하고, 그 시간 동안 해당 국가가 소비를 줄여 다시 정상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자격과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펼쳐진 이러한 정책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1년 만에 그리스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고, 상황이 안정되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국가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유로존의 경제적 통합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즉 유로존 국가가 통화정책뿐 아니라 재정정책도 공유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로존 국가가 유로화를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유로존 국가가 재정정책을 완전히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유로존의 재정적 통합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는 있다. 그 출발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규모와 기능을 강화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유로존의 재정적 통합 강화는 쉽게 얘기해서 독일처럼 잘사는 국가가 위기에 처한 국가에 보다 많은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 시장에서 기대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바로 EFSF의 규모와 기능 강화다.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만 포함한 낙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도 유로존이 필요한 자금 규모는 현재 EFSF 규모와 거의 유사하다. 따라서 부정적인 심리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4400억 유로(약 683조7000억원) 수준인 EFSF 규모를 2배 정도 늘릴 필요가 있다. 변동이 심한 금융시장에서 적절한 투자를 하려면 향후 유로존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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