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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정부 ‘최종 병기’ 강남 규제 완화 고심

중앙일보 2011.08.31 00:12 경제 2면 지면보기



부동산 경기 띄울 가장 강력한 카드
자칫하면 투기 붐 … 공생 역행 부담















“다른 지역에 비해 과도한 강남 3구(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주택규제를 풀어야 전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납니다.”



 지난 20일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이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에게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이날 권 장관은 ‘8·1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개포동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찾았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과감히 풀었다가 나중에 과열될 때 확 잡으면 된다. 야금야금 정책을 내놓으니 아무 효과가 없다”며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현장에서는 강남 3구에 대한 규제완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집값이 오를 때 묶기 시작한 부동산 규제를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시기에 푸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논리다. 현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에도 강남 3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서 해제되지 않고 남아 있어 거래·대출 등에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강남 3구는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정도로 집값의 흐름을 주도하는 지역이다. 강남 3구의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 매수심리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강남 3구 규제완화는 부동산 경기를 띄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그간 여러 번의 부동산 대책으로 웬만한 규제가 다 풀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쓸 수 있는 사실상의 ‘최종 병기’인 셈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 카드를 쓰기가 그리 녹록지 않다.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많은 만큼 자칫 부동산 투기 붐으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공생’ ‘친서민’을 강조하는 현 정책기조에서 강남권에 대한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강남권은 재건축 단지 등이 많아 조금만 규제를 풀어도 가격상승 요인이 크다”며 “현재로선 규제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규제를 풀어도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건설경제연구실장은 “현재 부동산 위기는 금융시장의 불안, 글로벌 경기 침체, 투자심리의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이라며 “강남 3구 규제완화가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읽힐 수는 있겠지만 주택시장 회복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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