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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교육예산 36%가 ‘밥값’ … 청주, 배추 비싸 양배추김치

중앙일보 2011.08.29 01:16 종합 22면 지면보기
경기도 군포시는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했다. 올해부터는 모든 초등학생이 급식 대상이 됐다. 여기까지는 버틸 만했다. 고민은 2학기부터다. 급식 대상이 만 5세 전 유치원생으로 확대된다. 군포시의 전체 교육예산이 102억원인데 이 중 37억원이 무상급식 예산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포시 관계자는 “예산은 한정됐는데 급식 대상이 늘어나면 학교 시설 개선 등 다른 교육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상급식 확대 앞두고 재원 마련 비상

 인천시는 기존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하던 무상급식을 2학기부터 모든 초등학생으로 확대한다.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93억여원이다.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각각 28억원을, 관할 군·구가 39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부담해야 할 예산 의 절반인 14억원만 확보했 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나머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시의회의 정당별 입장이 달라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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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후폭풍이 거세다. 각 지자체마다 무상급식 확대 시행을 놓고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시민단체와 민주당 등 야권은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요구한다. 그러나 정작 지자체들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예산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가 조사한 ‘전국 229개 시·군·구별 무상급식 추진 현황’에 따르면 현재 전국 16개 시·도 229개 시·군·구 가운데 81.2%인 186개 시·군·구에서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예산은 교육청과 해당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한다.



 이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다른 교육예산을 축소하고 있다. 차성룡 부산시 교육협력과 계장은 "무상급식 사업에 예산을 많이 배정하면 다른 부분은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초 무상급식 등 급식지원 예산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반면 장애학생 교육 지원,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 지원, 교수·학습 자료 개발 지원 예산 등은 최고 97%까지 줄였다.



 급식의 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청과 자치단체가 물가 상승에 맞춰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생 1인당 한 끼 급식비로 책정된 금액은 대략 2000원 선 내외다. 무조건 이 금액에 맞춰야 한다.



 충북 청주시의 A초등학교는 2학기 급식부터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로 만든 백김치를 내놓기로 했다. 김과 미역 같은 해초류로 식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상기온으로 채소 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 영양사는 “상반기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는데 최근에는 배추·무 등의 채소류 가격이 올라 식단 짜기가 어렵다”며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더 올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무상급식을 무조건 확대하면 교육 재정이 거덜나 다른 교육사업은 중단해야 할 판”이라며 “재정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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