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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로펌, 법률시장 방어만 말고 유럽 공략 나설 때”

중앙일보 2011.08.29 00:29 종합 32면 지면보기



법무법인‘세종’ 뮌헨 사무소 대표 맡은 알렉산더 손 변호사



알렉산더 손 변호사가 국내 로펌의 유럽 진출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법무법인 세종이 오는 10월 독일 뮌헨에 독립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로펌 중 처음으로 유럽 법률시장 공략에 나선다. 뮌헨 법인의 대표는 알렉산더 손(39·한국명 손동욱) 변호사가 맡는다. 손 변호사의 삶에는 한국 현대사가 녹아있다. 1960년대 초반 서독으로 파견됐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 사이에서 태어난 동포 2세다. 본 대학 법학과를 나와 2001년 독일 변호사 자격을 딴 그는 특허법과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가다. 현재 뮌헨에서 ‘레메르츠 손(Remmertz Son)’ 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그를 지난주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 만났다.



 - 세종의 뮌헨 법인 대표로서 어떤 전략을 마련했나.



 “조만간 영국과 미국 로펌들의 한국 법률시장 공략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방어할지 염려만 해서는 안 된다. 거꾸로 유럽에 진출해야 할 때다. 홈그라운드를 알면 두려움이 줄어든다. 영·미 로펌과 비슷한 눈높이를 갖추고 있어야 상호 협력을 통한 윈-윈이 가능하다.”



 - 유럽 진출이 갖는 의미는.



 “요즘 글로벌 기업인 삼성과 애플 간 소송이 10여 개국의 주요 시장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로펌들이 각 나라에 제대로 된 파트너가 없다면 사건 수임 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국·중국 등의 아시아 기업들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아시아 로펌들도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아들이라는데.



 “박정희 정권은 1963년부터 광부와 간호사를 서독에 파견하고 그들의 봉급을 담보로 거액의 차관을 들여와 경제개발자금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폈다. 올해 64세인 어머니(서순희씨)는 1967년 대구 파티마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독일 서부의 노르트 라인 베스트팔렌주에 있는 ‘부파탈 병원’으로, 아버지(손종원씨·65)는 70년 카스트로프라욱셀 광산에 광부로 파견됐다. 두 분이 모임에서 만나 71년 결혼했고 장남인 저를 포함해 2남 1녀를 낳으셨다.”



 손 변호사는 “이민 1세대 부모님들의 삶에 대한 불굴의 의지와 희생정신, 뜨거운 교육열 덕분에 지금 30, 40대가 된 2세대들이 독일에서 기반을 잡고 살고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을 무대로 활동 중인 한인 2세 변호사들은 40여 명으로 지난 6월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세계한인변호사회의’를 열고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글=조강수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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