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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시대엔 필수 소비재 주식이 ‘상비약 1호’

중앙일보 2011.08.29 00:24 경제 10면 지면보기








‘보톡스 효과’가 사라진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파고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실시했던 부양책의 약발이 다하며 저성장 우려가 커진 탓이다.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도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향후 10년간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저성장의 분위기를 감지한 글로벌 자금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더욱 확실한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위스프랑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스위스프랑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리보금리가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돈을 맡기면 이자 대신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투자증권 유주형 연구원은 “마이너스 금리로 단기 거래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프랑화가 절상돼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라며 “자산을 지키기 위해 추가 비용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고배당 펀드로 몰려드는 자금 동향에서도 엿보인다. 글로벌 펀드 수급 동향을 집계하는 EPFR에 따르면 10~17일 고배당 펀드에 올 들어 최대치인 15억 달러의 돈이 들어왔다. 급락장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추가 수익을 겨냥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처럼 지키는 투자가 중요해진 저성장 시대에는 투자 지역과 자산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수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저성장 또는 경기 둔화 시기에는 국내 증시만으로는 투자에 한계가 있다”며 “해외 주식과 통화, 부동산 채권 등의 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눈여겨 볼 투자처는 해외 증시의 필수 소비재 종목이다. 경기 둔화로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국내 증시에서도 내수주가 부각되듯 저성장 시대에 꼭 갖춰야 할 ‘상비약 1호’가 필수 소비재 종목이란 것이다. 저가 할인점인 코스트코, 미국 최대의 담배 생산회사인 알트리아, 필수 가정용품을 생산하는 P&G 등이 대표적이다. 필수 소비재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원자재의 경우 각각의 특성에 따라 투자 전망이 엇갈린다. 금과 곡물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금의 경우 2013년까지 미국의 제로금리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곡물은 최근 급락장에서 선방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는 만큼 개별 종목보다는 주요 농산물 등을 포함한 지수에 투자하는 전략이 적합하다. 반면에 경기 흐름에 민감한 산업 금속과 원유는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로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구가하면서 부채 비율이 낮은 호주와 뉴질랜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석진 연구원은 “지역투자에 집중하는 ‘스마트 머니’가 선택할 곳은 동남아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은 최근 주가 급락을 거친 뒤에도 연중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리보(Libor)금리=런던 금융시장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다. 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 활용된다. 금융회사는 외화자금을 들여올 때 이를 금리의 잣대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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