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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한·미 FTA 비준’에 목매는 섬유업계

중앙일보 2011.08.29 00:21 경제 8면 지면보기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2007년 6월 30일, 우리나라와 미국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서명 했다. 당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 미국의 정권 교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발효가 지연되는 등의 우여곡절이 약 4년이 지난 지금 뇌리를 스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한·미 FTA 국회 비준(批准)을 둘러싸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FTA를 기본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왜 하필 지금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하에서 수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경제영토 확장이라는 큰 틀에서 보더라도 한·미 FTA 비준을 더 이상 미루는 것은 국익상 바람직하지 않다.



 한·미 FTA는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에 따른 ‘기회의 창’이다. 경제가 어렵고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일수록 대외신인도를 높여 외자 유치를 확대하고 내수 및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한 수출시장 확보가 긴요하다.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이 절실한 이유인 것이다.



 지난해 추가협상 타결 이후 한·미 FTA 국회비준을 놓고 여야 대립이 재현되고 있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적 손실은 물론 새로운 글로벌 통상질서(通商秩序)에 뒤처지는 결과만 남기게 될 것이다. 정치적 논란으로 발효가 또다시 지연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섬유패션업계는 한·미 FTA를 계기로 고부가가치·산업용 섬유제품 생산구조로의 변화는 물론 미국업체들과의 전략적 기술 제휴 등을 통해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고도화의 계기로 삼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난주 발표된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 결과를 봐도, 한·미 FTA 발효로 섬유산업은 15년간 연평균 8100만 달러의 무역흑자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서는 한·유럽연합(EU) FTA 발효에 대비해 섬유패션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 컨설팅 및 외부 자문, 발효 이후 FTA 이행 관련 이슈에 대한 지원을 위해 노력해 온 것처럼 한·미 FTA 비준 이후 사후관리를 위해 섬유패션 산업에 특화된 FTA 지원센터를 설치해 섬유패션 기업들에 적극적인 서비스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7월 1일 한·EU FTA가 발효돼 아시아 국가 최초로 EU와 FTA를 성사시킨 반면, 한·미 FTA에 대한 양국 국회비준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그렇다고 우리 측의 비준 절차를 종료하지 않은 채 미국 측이 비준을 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상대국의 조속한 비준을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최근 우리도 미 의회의 9월 처리를 전제로 임시국회 비준안 처리를 준비하고 있음은 다행이다. 하지만 미 의회의 비준 상정 일정이 순연(順延)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먼저 비준안을 처리한다면 미 의회 역시 조속한 비준 압박을 받을 수 있는 기대효과도 예상된다.



 한·미 FTA는 영토가 작은 지리적인 약점을 무한한 경제적인 강점으로 승화시켜 통상대국으로 갈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여야는 현재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준안 통과와 관련한 쟁점(爭點) 사안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은 피해야 한다. 보완해야 할 부분에는 정부와 머리를 맞대어 주었으면 한다. 이제는 오랜 기다림을 접고 그 과실을 거두어 더 높이 날아야 할 때다.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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