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세만 살짝 고쳐도… 이번 가을 운동회엔 ‘나도 우사인 볼트’

중앙일보 2011.08.29 00:19 경제 18면 지면보기






있는 힘껏 달려보자. 사진 왼쪽부터 박다현(12)·박미전·김민선양, 정성욱·김승규·이동준군. 모두 서울 신길동 대영초등학교 6학년 같은 반 친구다.





“10초33, 아까 10초68보다 0.35초나 줄었네.” 50m를 힘껏 달리고 숨을 고르던 동준(12)이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기록을 외치는 서울 대영초등학교 조기희(34) 선생님의 목소리도 밝다. 그는 “동준이는 고개를 하늘로 들고 뛰던 버릇만 고쳤을 뿐인데 기록을 단축했다”며 “몇 가지 요령만 더 배우면 기록을 1~2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구로동 영서초등학교.



마지막 가을 운동회를 앞두고 더 잘 달려보고 싶다는 대영초 6학년생 6명이 모였다. 육상용 트랙이 마련된 영서초등학교는 1일 훈련 장소로 제격. 조 선생님은 이들의 담임이자 서울교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초등 육상활동 지도법’을 강의하고 있는 전문가다. 대구에선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창이다. 육상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대로 높아졌지만 잘 달리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올 가을 운동회에서 ‘나도 우사인 볼트’를 꿈꾸는 어린이를 위해 비법을 알아봤다.



글=조현숙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도움말=김방출 서울교대 교수(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 김형준 김포 서초등학교 교사, 조기희 서울 대영초등학교 교사, 권성호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교수 촬영협조=서울 영서초등학교



시선 약간 위에 있는 목표물 보고 달려요









올바른 달리기 자세(왼쪽). 시선은 정면에서 약간 위가 좋다. 팔은 90도 정도로 굽혀서 빠르게 흔들어준다. 달릴 때 다리는 최대한 가슴 쪽으로 끌어올린다.
잘못된 달리기 자세(오른쪽). 시선은 아래로 가 있고, 팔을 충분히 굽히지 않았다. 이렇게 달리면 제 속도가 나지 않는다. 모델로 나선 학생은 서울 대영초등학교 6학년 손준혁(11)군.




복장은 무릎, 팔꿈치 등 달리기에 중요한 관절이 바깥으로 드러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소재에 몸에 붙는 디자인의 옷이면 더 유리하다. 못처럼 생긴 스파이크가 발바닥에 붙어있는 육상용 신발을 신으면 좋지만 전문가나 선수가 아니라면 꼭 갖출 필요는 없다. 잘 미끄러지지 않는 운동화면 충분하다. 준비 운동은 필수다. 몸 풀기를 소홀히 했다가는 다치기 쉽다. 심장에서 먼 곳부터 시작해 간단히 돌리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손목·발목→목→어깨→허리→무릎’ 순이 적당하다. 마지막으로 팔 벌려 뛰기를 10회 정도 해서 몸에 온기를 주는 것도 좋다.



출발 자세는 어린이라면 ‘서서 출발하기(스탠딩 스타트)’가 알맞다. 한 발의 앞 끝은 출발선에, 나머지 한 발은 두 발짝 정도 뒤에 두면 된다. 윗몸을 앞으로 기울여 체중을 앞다리에 두면 자세가 완성된다. 손을 바닥에 대고 무릎을 굽힌 ‘앉아서 출발하기(크라우칭 스타트)’는 특수장치인 스타팅 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다면 오히려 손해 보는 자세다. 출발할 때 발이 뒤로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출발하기 전 결승선 뒤의 움직이지 않는 목표물을 미리 정해놓는다. 자기 시선보다 약간 위에 있는 것이라면 나뭇가지, 건물 표식 뭐든 좋다. 조기희 교사는 “상당수 아이들이 지나치게 아래나, 위로 보고 뛰는데 달리기 속도를 줄이는 요인”이라며 “무의식적으로 선생님을 보고 뛰어 자기 주로(走路)를 이탈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발 전 목표물 정하기는 여러 가지 나쁜 버릇을 한 번에 고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팔은 90도…결승선 지날 때까지 속도 유지



달릴 때 고개를 숙이거나 지나치게 위로 들지 않아야 한다. 시선은 정면에서 약간 위가 적당하다. 팔은 펴는 것보다는 90도 정도로 구부리는 게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 팔은 발의 움직임에 맞춰 힘차게 흔든다. 가능한 한 팔을 빨리 흔드는 것도 요령이다. 달릴 때 무릎은 최대한 가슴 쪽으로 끌어올린다.



드디어 결승선. 도착한다기보다 빠르게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결승선을 통과한다. 육상 경기에 익숙지 않은 아이들은 결승선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이는데, 이를 방지하는 요령이다.



잘 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꾸준한 훈련이다. 권성호(체육교육과)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교수는 “달리기 연습을 할 때,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라면 600~800m 달리고 난 후 5분 이상 쉰 뒤 다시 뛰는 것이 좋다. 햇볕이 강하거나 기온이 30도를 넘어갈 때는 야외에서 달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상 선수 출신인 김형준 김포 서초등학교 교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로 육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비인기 종목, 힘든 종목이란 고정관념은 여전하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다면 육상 경기란 생각보다 다양한 놀이로 접근하는 방법이 좋다”고 말했다.





가족·친구와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육상 놀이



꼬리 잡기 10명 내외가 한 팀을 이뤄 허리를 잡고 줄지어선 다음, 맨 앞사람이 다른 팀 가장 뒷사람을 잡는 놀이. 잘 알려진 놀이지만 선수들도 준비 운동으로 활용할 만큼 육상 훈련용으로는 제격이다.



신문지 이어 달리기 가슴에 넓게 펼친 신문지 한 장을 붙이고 뛰고 다음 순번에 신문지를 떼어 전해준다. 다음 주자는 받은 신문지를 펼쳐 다시 가슴에 붙이고 달리면 된다. 신문지가 배턴 역할을 하는 셈이다. 속도를 줄이면 신문지가 가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긴장감만큼 재미도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 두 사람이 등을 돌리고 1m 정도 떨어져 앉아 있다가 사회자가 무작위로 한 명을 정해 강아지라고 재빨리 외치면 경기 시작. 강아지로 지명된 사람은 앞을 향해 달려가고 고양이는 뒤돌아 쫓는다. 맨 처음 앉아 있는 자리에서 양쪽으로 10m 정도 떨어진 곳에 미리 선을 그어 놓는다. 선 안에서 잡히면 지고 선 밖으로 달려나가는 데 성공하면 이기는 놀이.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