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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택 ‘마이웨이’ … 국회 남북특위 방북 불허

중앙일보 2011.08.27 01:35 종합 6면 지면보기



야당 “해임안” 공조 움직임





국회 남북관계특위 소속 의원들의 개성공단 방문 신청을 불허한 현인택(사진) 통일부 장관이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못마땅하게 여겨 온 야권이 야전사령관 격인 현 장관을 문제 삼은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 민주당은 29일 해임안 제출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벼른다.



 사태는 박주선(민주당 의원) 위원장을 비롯한 특위 여야 의원·보좌진 등 29명이 지난 21일 개성공단을 둘러보겠다며 방북 신청을 하면서 불거졌다. 통일부는 고심 끝에 25일 ‘방북 불허’ 입장을 특위에 보냈다. “최근 북한의 금강산 남측 재산 일방 처분 등을 고려할 때 시간을 갖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현 장관은 야당의 반발을 예상하고도 ‘불허’ 결론을 냈다. “승인하면 정치권과 갈등도 피하고 편하겠지만 5·24 조치 등 대북 원칙이 허물어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의원의 방북 불허도 같은 맥락이었다는 얘기다.



 현 장관은 앞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공격도 받았다. 지난 17일 홍 대표의 ‘추석 계기 이산상봉’ 언급에 통일부는 “먼저 북에 제안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홍 대표는 “통일부가 주제넘다”며 현 장관 교체를 청와대에 건의했던 사실까지 공개했다.



 마침 개각 움직임과 맞물려 현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2년6개월 일한 장수 장관인 데다 여야의 파상공세까지 겹쳐 이번에는 낙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칙을 지킨 장관을 경질하면 누가 소신 있게 일하겠느냐”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에 떠밀려 장관을 바꾸는 모양새를 피하려 할 것이란 얘기도 있어 유임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영종 기자



◆5·24 대북조치=지난해 3월 26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두 달 만에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 방안. 대북교역 전면중단과 경협·투자·방북 제한, 군 당국의 대북심리전 재개, 인도적 차원을 제외한 대북지원 중지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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