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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2001년 러시아 방문 땐 모스크바까지 23박24일 철도 왕복

중앙선데이 2011.08.21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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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 자격으로 앞서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다. 2001년 여름의 첫 방문은 큰 화제를 뿌렸다. 평양에서 모스크바는 비행기로 9시간 거리다. 이를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를 타고 장장 23박24일에 걸쳐 왕복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전까지 세 차례 정도만 특별열차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두만강을 건너 가장 가까운 러시아 열차역인 하산, 바이칼 호수 부근 슬류잔카, 그리고 옴스크였다. 옴스크에서는 러시아의 군수공장을 방문해 첨단 장비에 관심을 보였다.



왕복 약 2만㎞를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오간 여정은 서방 언론으로부터 ‘21세기에 19세기식 여행을 한다’는 조롱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큰 효과를 거뒀다. 김 위원장과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고 이른바 모스크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에 러시아가 동의하는 등 정치적 내용에 더해 광범한 경제 협력이 언급됐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를 연결하는 구상 역시 그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둘러본 뒤 모스크바를 거쳐 북한으로 돌아갔다.



1년 뒤인 2002년 여름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극동지역에 한정된 5일간의 일정이었다.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렸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 협력은 이후 북핵 문제 등으로 이렇다 할 굵직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세 번째 러시아 방문은 당초 올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에 예정돼 있었으나 막바지에 취소됐던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이번 방러와 같은 루트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일대에는 러시아 국기와 북한 국기가 게양되는 등 김 위원장을 맞을 준비를 갖췄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문이 막판에 취소된 이유로는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실패했거나 회담 예정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동선이 노출된 것 등이 거론됐었다. 러시아 언론은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북·러) 정상회담은 실제 협의 중이었으며 무산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연기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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