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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제에 매달리면 내일의 가능성 놓쳐”

중앙선데이 2011.08.21 00:51 232호 24면 지면보기
윤석금 회장은 1945년생. 한국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세일즈맨으로 성공을 거두고 1980년 직원 7명으로 출판사를 설립했다. 책 방문판매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88년 웅진식품, 89년 웅진코웨이를 세웠다. 이후 건설·금융·태양광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연 매출 5조3732억원(2010년)의 웅진그룹으로 키웠다.
사업하는 사람이 신나고 행복할 수 있을까요. 골치 아픈 일도 많이 생기고,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문제는 더 많아집니다. 그럴 때면 “왜 나만 어렵나” 이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죠. 하지만 전 생각을 바꾸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시련을 극복해야 내 역량도 크는 거지.” 사업하는 사람이 긍정적 사고를 하는 건 조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집안에서 아버지가 화를 내고 언짢아하면 가족 모두의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과 마찬가지죠. CEO가 밝고 의욕 넘쳐야 직원들도 힘을 내는 겁니다.

IGM과 함께하는 경영콘서트 ①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상>

경영을 하면서 멘토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꼭 내 사업과 관련은 없다고 해도 세상의 이치를 터득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여러분의 모든 걸 다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경영을 바탕으로 CEO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직원을 움직이는 법을 배워라
먼저 볼 줄 알아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 CEO라면 더 그렇습니다. 제가 백과사전을 팔았지, 만든 적은 없어요. 그런데 책을 만들게 됐어요. 편집부를 모집했는데 그중에도 책을 만들어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사장도 직원도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전 1년에 10번씩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어린이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보면 어떤 게 좋은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업의 핵심을 볼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서점 점원에게 ‘가장 잘나가는 책이 어떤 거냐’ ‘가장 잘 만든 책은 뭐냐’고 각각 다섯 가지씩만 보여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여러 서점을 도는 거예요. 그러니까 결정을 해줄 수 있는 수준이 됐어요. 제품을 보든 남의 것을 벤치마킹을 하든 CEO가 보는 눈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랫사람을 움직일 줄 알아야 합니다. 훌륭한 CEO라면 고구마 줄기가 죽 따라 올라오듯이, 아랫사람이 따라야 합니다. 간혹 “왜 우리 회사엔 이런 직원만 들어왔나”라고 불평하는 CEO가 있는데, 그건 CEO의 문제입니다. 직원이 유능하든 무능하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려면 직원을 내가 먼저 좋아해야 합니다. 정 좋아할 수 없으면 내보내세요. 끼고 있으면서 미워하면 화합만 안 됩니다. 내가 직원과 함께하고 감싸줘야 충성심도 생깁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행동도 없습니다.
CEO의 변칙은 모든 직원이 안다

원칙을 중시해야 합니다. 납품하는 곳에서 돈 받고, 친인척이 회사 돈 빼서 쓰고, 이러면 나중에 직원이 그런 일을 해도 제지할 길이 없어요. 경쟁력도 깎아 먹지만 더 문제는 직원이 상사를 좋아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저런 리더를 위해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나만 알지 직원은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어리석습니다. 변칙은 어떤 경우에도 다 알려지게 돼 있어요.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많은 변칙을 해왔죠. 과도기의 관행이었는데, 이제 선진 기업이 되려면 더 이상은 안 됩니다. 세계적 장수 기업들, 전부 투명한 기업입니다.

지속적으로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외환위기 때 저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도 오늘 부도나나, 내일 부도나나 전전긍긍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 번도 어두운 표정은 짓지 않았습니다. 제가 죽겠다고 하는 건 직원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이에요. 저는 그때 매일 목욕하고 표정관리한 다음에 출근했습니다. “외환위기 때문에 우리만 힘든 건 아니잖아. 다 어려운데, 가면 되는 거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기업은 의욕·도전·열정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리더의 경험은 과거의 것일 뿐
문제 해결에만 매달리지 말고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어떤 CEO는 매일 골치 아픈 문제를 끌어안고 해결만 해요. 미래를 생각할 여유는 없는 거죠. CEO는 미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회사는 뭘 하고 있나, 더 좋은 회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1년 12개월 골치 아픈 일은 늘 있습니다. 문제 해결도 좋지만, 여기에만 매달려서는 도전할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직원과 상의하는 리더가 되십시오. CEO들은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면 지시하고 명령하기 쉬워요. 하지만 이것이 경영을 최악으로 끌고 갈 수도 있습니다. 리더가 지시·명령을 하면 아랫사람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직원의 아이디어는 들어갈 틈이 없는 겁니다. 잘 해왔으니까 CEO라는 위치에 올랐겠지만, CEO의 경험은 과거의 것입니다. 세월이 변했는데도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건 위험합니다. 나보다 젊은 직원들에게 자꾸 물어봐 줘야 합니다. 창의성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겁니다. 지시·명령만 하는 CEO의 조직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죠.

※세계경영연구원(IGM)은 기업 CEO·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전문 교육기관이다. 가치관 경영 전문과정, 협상스쿨, 지식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2-2036-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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