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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안 빠집니까? 페달을 밟아 보세요”

중앙선데이 2011.08.14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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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치과 최용훈 교수의‘ 자전거 예찬’







최용훈 교수가 자전거를 탈 때 늘 착용하는 치아보호용 마우스 가드를 보여주고 있다.



“하루에 매일 2시간씩 자전거와 데이트를 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최용훈(36·사진) 교수는 하루에 60㎞ 정도의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한다. 집에서 병원까지 거리는 약 7㎞에 불과하지만 퇴근할 때 왕복 50㎞ 거리의 잠실운동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기 때문이다. 자전거가 너무 좋아 1년 전 자전거 길이 잘 만들어져 있는 곳으로 이사도 했다. 자전거 매니어 최 교수에게서 자전거 건강과 주의점에 대해 들었다.



-자전거를 접하게 된 계기는.

“군대에 있을 때 마라톤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제대 후에도 한강에서 자주 조깅을 했다. 그런데 자전거 탄 사람들이 계속 앞질러가니까 화가 났다. 힘든 점은 똑같은데 훨씬 여유로워 보였다. 그래서 어렸을 때 친구들과 자전거 탔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전거를 구입했다.”



-자전거를 타면서 나타난 가장 큰 신체 변화는 무엇인가.

“마라톤을 할 때도 빠지지 않았던 옆구리 살이 빠졌다. 자전거는 마라톤과 다르다. 자전거를 타면 시간당 600~900kcal가 소모된다. 빨리 걷는다고 해도 시간당 300kcal 정도만 소비되므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복부 비만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전거 매니어는 모두 날씬하다. 자전거 덕분에 배불뚝이 아저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정신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성취감에 우쭐해질 때가 있고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를 생각한다. 지옥에 온 것 같이 끝도 없는 오르막길을 넘고 나면 참고 견디면서 이겨낼 수 있다는 극기심이 길러진다. 덕분에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됐다. 운동을 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이 외에도 여섯 살 딸과 함께 주말에 자전거를 타면서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행복하다.”



-자전거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인기인데.

“최근 자전거 여행을 갔다가 이동거리와 속도, 고도가 기록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람을 봤다. 자신의 체력을 확인할 수 있어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직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자전거 운동의 매력을 증가시켜주는 것 같아 시도해 보려고 한다.”



스포츠치의학회 학술위원으로 활동 중이기도 한 최용훈 교수는 자전거를 탈 때 부상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한다. 특히 치아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마우스 가드’만큼은 꼭 착용한다. 대한외과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자전거를 타다가 머리와 얼굴에 부상을 입는 비율은 약 36%. 헬멧이나 고글뿐 아니라 마우스 가드를 통해 치아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최 교수의 주장이다.



-마우스 가드를 항상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면 치아를 둘러싼 얼굴은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때 마우스 가드만 착용하더라도 치아로 인한 2차적인 손상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술이나 혀가 찢어지는 것, 치아가 빠지거나 깨지는 것은 쉽게 막을 수 있다. 물론 넘어졌을 때 마우스 가드를 했다고 해서 다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치아는 재생이 되지 않는 조직이므로 최대한 보호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를 탈 때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도 스포츠매장이나 병원에서 마우스 가드를 맞추는 것을 추천한다.”



-자전거 사고를 당해 치아가 빠지거나 깨졌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식염수에 넣어 최대한 빨리 치아를 가지고 병원에 가야 한다. 식염수가 없다면 우유에 담아서 치과에 가져오면 된다. 우유는 식염수와 비슷하고 삼투압이 몸 안의 체액과 비슷하다. 우유도 구하기 힘들다면 혀 밑에 치아를 넣어오는 것이 좋다. 치아가 빠진 것이 아니라 깨졌더라도 병원에 빨리 가져오면 다시 붙일 수 있다.”



-고속으로 움직이다 보니 주의할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전방 주시와 과속 금지가 핵심이다. 분당을 가로지르는 탄천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가로등과 부딪혀 응급실에 온 자전거 부상 환자를 본 적이 있다. 그는 체력이 떨어져 고개를 숙이고 자전거를 타다가 갈비뼈가 부러지고 치아가 2개 빠지는 부상을 입었다. 안양천에서는 공이 자전거 길로 굴러 와서 자전거 동호인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속도를 적당히 내고 시선은 앞쪽으로 고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전거 부상을 피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신체 구조에 맞도록 자전거를 꾸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고 균형을 잡기도 힘들다. 개인적으로도 초보 시절 허벅지 길이에 맞지 않는 자전거를 탔다. 뭔지 모르게 불편했는데 용인시 죽전 근처의 전문 매장에 가서야 다리 길이에 맞도록 길이 조절을 할 수 있었다. 단골 매장을 만들면 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탈수로 병을 얻기도 한다는데.

“자전거를 7년째 타고 있지만 1.5L짜리 물통은 항상 메고 다닌다.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기능성 보조식품도 꼭 챙긴다. 초보자는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돌아올 때 체력이 떨어져 기진맥진하는데 이 상태는 정말 위험하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균형 감각이 무너지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따라서 피곤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물을 마시고 에너지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권병준 기자 ri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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