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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 1930년대 대공황 닮았다 … 앞으로 6년간 힘들 것”

중앙선데이 2011.08.14 00:28 231호 25면 지면보기
-최근 글로벌 경제 이슈를 순서대로 짚어보자. 미 의회가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했는데 투자자들은 더 불안해한다.
“미국 백악관과 의회는 경제·통화정책과 관련해 제대로 된 개혁을 할 정치적 의지도, 능력도 없다. 모두가 불안해하고 실망하는 이유다. 정치권의 이런 장기간 다툼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주식시장이 폭락하며 혼돈을 겪고 있다.”

『화폐전쟁』 저자 쑹훙빙의 세계경제 진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등급 하향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무디스와 피치도 뒤따라 (등급 하향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달러 시스템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시스템 자체에 근본적으로 오류가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를 미국 경제가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를 전 세계에 지급하는 데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부채가 많다. 증가하는 부채가 세수를 초과하면 조만간 부채에 대해 감당하기 힘든 이자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그것이 일종의 병목현상(bottleneck)처럼 이 시스템을 막히게 만들 것이다. 특히 세수의 50% 이상을 이자 비용으로 지급해야 한다면 미국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실제 그런 시점에 가까워졌다. 역사를 뒤돌아보면 많은 왕국이 과중한 이자 지급 문제로 몰락했다. 미국이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폐전쟁』 3권의 중국어 표지.
-주식 투자자들은 2008년의 위기가 재현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현 상황은 1930년대 대공황과 닮아가고 있다. 문제점이 비슷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너무 높다. 1929년에는 미국의 국가와 개인 부채를 합친 총 부채가 GDP의 300% 정도였는데,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의 비율은 350%였다. 1929년보다 높았다. 어느 한 국가가 많은 빚을 지고 있으면 경제 성장에 큰 부담이 된다.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 이후 전 세계가 부채 비율을 낮추고 회복하는 데 10년가량 걸렸다. 그때와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 정상적으로 회복하려면 이번에도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2007년을 시작점으로 한다면 4년이 이미 지났으니까, 앞으로 6년은 더 필요하다. 그동안 1930년대와 마찬가지로 높은 실업률, 낮은 성장률이 이어질 것이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 문제를 푸는 데 잘못된 정책을 펼쳤다. 빚 문제를 더 많은 빚을 내 해결하려고 했다. 미국의 1차 양적완화(QE1), 2차 양적완화(QE2)가 모두 실패했다. 3차 양적완화(QE3)를 한다고 해도 해결책은 못 된다.”

-미국의 다음 선택이 QE3라고 보나.
“그렇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QE1과 QE2가 실패했지만, QE3를 하지 않으면 금융기관들은 2008년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부실 부채 문제가 다시 수면에 떠오르고, 올해 말이나 내년에 심각한 경기 침체로 들어갈 것이다. 미국은 고통스러운 개혁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QE3를 통해 부실 부채를 수면 아래로 잠재우려 할 것이다. QE3의 규모는 QE2보다 훨씬 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QE3는 오히려 더욱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어떤 규모나 방식이 되더라도 QE3로 인해 내년 글로벌 경제 이슈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됐는데도 달러는 강세다.
“시장 유동성 경색으로 달러가 부족해져서 그렇다. 하지만 QE3를 통해 돈을 찍어내면 달러는 약세로 돌아서게 된다. 이것은 2단계 현상으로 나눠볼 수 있다. 1단계에 유동성 경색으로 달러가 강해지고, 2단계에 접어들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돈을 찍으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QE1과 QE2에서 이미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QE3를 하면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QE3가 환율전쟁, 화폐전쟁을 촉발할까.
“QE2가 이미 화폐전쟁을 일으켰다. 미국은 QE3를 통해 달러를 해외에 더욱 많이 뿌릴 것이다. 초저금리 상태에서 찍어낸 달러는 중국·한국·유럽 등에 흘러간다. 그러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통화가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해지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결국 주요 통화 간에 약세를 유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나는 이것을 화폐전쟁이라 부른다.”

-미국이 달러를 더 찍어낼 때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QE3는 많은 나라에 고통을 줄 것이다. 첫째, 중국을 예로 들면 위안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를 더 사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더라도 위안화는 조금이라도 절상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다. 둘째, 새로 찍어낸 달러가 중국·한국 등 다른 국가들로 흘러 들어가면 원유와 같은 상품 가격이 오르고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게 된다. 경제 회복에 안간힘을 쓰는 국가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 놓인다. 셋째, 달러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는 달러 가치의 하락과 함께 자산 가치도 하락한다. 주로 달러로 채워져 있는 외환보유액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가 많다.
“중국 정부는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따라서 2009년에 했던 것처럼 경기부양책(stimulus package)을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는 경기부양책에 이미 많은 돈을 들였고, 인플레이션까지 발생했다. 내년에 중국 정부가 두 번째 부양책을 들고 나오면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는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다. 이를 이루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2차 경기부양책을 실행하는 것이다.”

-유럽 경제는 어떻게 보나.
“유럽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 문제가 미국보다 심각하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간의 대립 구도가 큰 문제다. 이 두 국가의 대립이 유럽 재정 문제 해결을 더 지연시킬 것이다. 현재 프랑스 은행들은 이탈리아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어려워지면 프랑스도 연쇄적으로 위기를 맞게 된다. 프랑스가 유럽중앙은행(ECB)에 이탈리아 국채를 더 많이 사도록 압력을 넣는 이유다. 그러나 독일은 이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ECB를 조정하는 건 독일인데, 다른 국가의 국채를 계속 사게 된다면 결국 독일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금값이 치솟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책에서 은의 가치가 중요해질 거라고 했다.
“은은 부자가 아닌 사람들에겐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다. 금값이 너무 비싸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은이 좋은 투자 대안이다. 우선 은의 가격이 금과 비교할 때 매우 낮다. 역사적으로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이 평균 1대16이었는데, 현재 1대40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나 부자들은 금을 산다. 하지만 부자가 아닌 사람이나 국가는 은을 선호할 만하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에 적합하다. 중국·한국·일본은 지난 500년간 은으로 된 화폐를 사용했다. 인플레이션
을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면 은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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